디지털도서관의 역할과 방향모색에 대한 토론회가 8월 28일 광화문 국가인권위원회 강당에서 열렸다.
'디지털 환경에서 도서관의 역할'이라는 기조발제를 한 이제환교수는 "디지털도서관에 앞서 지식과 도서관에 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문화적 산물이 되어야 할 도서관이 우리 사회에서는 천박한 근대화 논리와 지식의 본질에 대한 왜곡과 폄하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디지털 도서관과 전통적 도서관이 보완관계가 되어야 하는데도 디지털 도서관 분야가 '디지털'에 대한 오해와 조급증으로 체계없이 경쟁적이고 전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서관은 전통적인 지식자원의 유통기관으로 그 역할이 보다 고급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치주 국립중앙도서관정보화담당관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추진하는 디지털도서관 현황'에 대한 발제에서 "전국 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도서관 정보망 구축사업과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계획에 대해 보고하고 지금 국내에 국공립도서관이 3000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정경희박사의 '디저털도서관과 저작권법의 문제'는 많은 토론이 있었던 분야였다. 정경희박사는 "지난 저작권법 개정안이 디지털도서관에 대해 이용자에게 디지털자료의 일부분을 복제하여 제공하는 것을 금하고 있고/ 다른 도서관과의 디지털자료교환을 제한하고 있고/ 동시열람자수를 도서관이 보관중인 도서수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면서 "저작권법이 기존에는 28조 도서관 면책조항을 두고 있었는데 저작권자의 편을 드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고 지적했다. 정경희교수는 '표현의 축적물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제안하고 "저작권법에서 저작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권리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기술이 저작물 복제의 가능성과 다른 한편에 완벽한 통제기술로 기능할 수 있는데도 저작권법 개정안은 디지털 도서관의 문제를 고려하지 못하고 사려깊지 못하게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서관 면책규정이 지속적으로 위축되어 가는 것은 도서관이 저작물을 디지털화하여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전국적으로 팔릴 수 있는 저작물은 오직 한권에 불과한 것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입법의 결과"라 지적하고, "복제의 의도가 없는 비영리적이고 학술적인 목적의 관외 전송등은 라이센스 체결의 조건이 되지 않도록 하고 이용자의 공정이용에 대해서는 지불의 의무를 지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도서관에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을 도서관 면책 조항 개정을 위한 제언으로 제시했다.
한편 지정토론에 나선 조왕근사서는 "디지털도서관에서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적인 측면보다 어떤 자료를 수집, 디지털화하고 누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먼저 필요한데 현재의 디지털 도서관에 대한 논의는 컬렉션에 대한 논의는 배제한 채 기술지향적인 측면으로만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용컨텐츠는 지식의 중요성이나 문화적 보존가치보다는 상업적 가치만을 고려하고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고, 외국의 컨텐츠에 의존하는 것도 많은 문제가 있는데도 대학도서관들의 디지털도서관사업은 저작권법에 걸려 디지털도서관시스템이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모든 지식은 공유되고 활용될 때 가장 가치가 있으며 사회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지식의 생산자이자 지식의 이용자이며 이런 점에서 지식의 공정이용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스넷의 전응휘사무처장은 먼저 "디지털 이슈의 많은 부분이 이해당사자와 무관하게 굴러가고 있다며 도서관 사서, 이용자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도서관 사업을 비판하고 도서관의 오프라인에서의 가치를 디지털 시대에서도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공정보의 범위는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디지털도서관에 대해 최근 저작물의 디지털화를 제한하거나 열람회수등을 추적하여 공적인 보상을 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저작권문제에 대해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의 최경수위원은 "저작자는 특별히 가진 자가 아니고 저작권법은 저작자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고 이용자의 권리는 반사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의 오병일 사무국장은 "저작권문제가 저작자-창작자 개인과 이용자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실에서의 저작권은 개인 창작자보다는 저작권을 사들이고 있는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법인창작자를 보호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디지털 시대에도 도서관은 변함없이 복지기관이라는 점에서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책은 사보는 것뿐 아니라 빌려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도서관예산 증액, 도서관수 증가가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공정이용에 대하여 지불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출판자본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창작은 이용을 전제로 한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보호뿐 아니라 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그 법철학이다. 디지털 도서관이 콘텐츠를 무한정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이 아닌데도 저작권법으로 도서관과 이용자의 공정이용을 막는 것을 불합리하다. 디지털 도서관의 문제는 디지털 저작물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제도의 문제이고 디지털 시대에도 도서관의 공정이용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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