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 ahimsa@kdlpnews.org
윤재설 dllp21@kdlpnews.org
“또 한차례의 말잔치.”
“옳은 방향을 지향한 진보.”
지난달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정상회의(WSSD)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한 선언문과 의제21의 이행계획을 논의한 이번 회의에서는 1백52개 분야에 걸쳐 지구촌의 빈곤층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하수시설, 전기를 공급하고 생물다양성 보전과 어족자원, 삼림 고갈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결정됐지만 몇몇 항목을 제외하고는 이행 시한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자금과 기술제공 방안 등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날까지 타결되지 않았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시한 설정은 미국과 산유국들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지구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세계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들은 세계시민사회포럼(Global People’s Fourm)을 열고 반세계화와 빈곤퇴치, 생태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세계 1백20여국 3천여개 시민단체, 2만여명이 참가한 이 포럼은 지구정상회담을 주류 권력의 장으로 비판하며, 제3세계의 기아와 위생, 지구환경 파괴 등에 대한 대안세력 형성과 문제해결을 모색했다.
참가단체들도 다양해 인권, 환경, 소농, 에이즈 구호, 정치, 반세계화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지구의 벗 등은 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치인과 기업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세계는 이제 세계화된 부자(globalised rich)와 지역화된 빈자(localised poor)로 나뉘어졌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지구정상회의는 기업의 세계화에만 도움될 뿐 아무 결론도 도출하지 못하는 성대한 말잔치라고 비난했다.
세계시민사회포럼은 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 이후 생태계 파괴, 개도국의 농촌 붕괴, 다국적 기업의 팽창, 제3세계 기아와 빈곤문제 등은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고 평가하면서 △2015년까지 위생시설을 접할 수 없는 극빈자수 절반으로 감소 △2004년까지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연대기금 설립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2015년까지 전세계 15% 확대 △2002년까지 교토의정서 발효를 위한 유엔협약 목표 달성 △농산물에 대한 시장접근 개선, 선진국 수출보조금 및 국내지원 삭감 등을 의제로 제시하며 세계 정상의 합의를 촉구했다.
한국도 환경연합, 녹색연합, YMCA, 민주노총 등 44개 단체가 연대한 ‘리우+10 한국민간위원회’를 지난 3월에 구성, 지구정상회의를 세계 NGO와 함께 준비해왔다. 한국민간위원회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도 이제는 주변 저개발과 공존할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내총생산의 0.7%를 공적개발 원조(ODA)로 지원할 것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환경연합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친 101가지 사례‘를 지구의 벗과 함께 공식입장으로 발표했으며, 이 사례 가운데는 새만금 간척사업, 시화호 오염, 평택 다이옥신 파동 등이 한국의 경우로 포함돼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해외주둔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도 환경단체들의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한국, 일본, 이탈리아 환경운동 활동가들은 해외주둔 미군이 소음공해, 산림파괴, 토양침식, 유해물질 유출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국제 NGO의 연대가 긴밀하지 못해 지구정상회의에 대한 압력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유희종 팀장은 “그린피스 등 큰 단체들이 지구정상회의에 참가하거나, 아예 보이콧한 단체들이 많아 세계시민사회포럼은 그다지 활발한 활동을 벌이지 못하는 등 NGO간 양극화현상을 보였다”면서 “활동가들 사이에서 NGO가 체제 내로 흡수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 103호] 9.9 ~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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