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상전향제를 말한다!⑤
사상전향제의 잔재
1998년 정부는 사상전향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그러나 국가권력이 강압적으로 개인의 사상을 바꾸려 했던 전향제도의 잔재는 현행법에 여전히 남아있다. 준법서약제와 보안관찰법이 그 대표적 예다.
정부는 98년 전향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보안법, 집시법 위반 수형자들에게 가석방의 조건으로 준법서약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준법서약서는 단순히 법질서나 헌법체계를 준수하겠다고 확인, 서약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가 개인에게 자신의 신념을 외부로 표명하도록 강요한다는 점에서 전향제도와 마찬가지로 침묵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또한 전향제도의 대상이었던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국법질서를 준수하겠다'고 쓰는 준법서약서는 말만 바뀌었다 뿐 사실상의 전향서로, 자신의 세계관·주의·신조를 변경하라는 의미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준법서약서는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위헌이 아니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준법서약서 제출 여부에 따라 감옥에서 계속 사느냐 나오느냐가 결정되는 수형자들에게 이는 사실
상의 강제이다.
한편 보안관찰법은 사회안전법에서 특히 인권 침해 논란이 많았던 보안감호처분 등을 폐지하고 보안관찰처분을 보강해 89년 제정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상의 범죄 등을 범한 일정한 사상범 가운데 형벌집행 후에도 여전히 재범의 위험이 있는 자에 대해서 법무부 장관은 보안관찰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은 주소, 동거인 상황 및 교우관계, 직업, 월수입, 재산상황, 주요활동상황, 주거지 이탈, 여행 등 사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검사 및 사법경찰관리는 피보안관찰자의 행동 및 환경을 항상 관찰하고 재범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통신, 집회참여 등을 금지시킬 수 있고 소환조사까지 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 양심, 집회 및 결사, 표현, 거주이전, 사생활, 통신에 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그럼에도 국가는 피보안관찰자가 사상이 다르고 재범의 위험이
있다는 걸 이유로 이러한 위법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인권하루소식 이공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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