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말 징계보다 나쁜 의사 가려내야"

대한의사협회 회원징계 파문

▲ 사진은 2002년 의료대란 당시 의사파업 장면.

문선영 ahimsa@kdlpnews.org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의약분업 철폐운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약분업과 수가 인하 등 의협과 상반되는 주장을 펼쳐온 김용익(서울의대), 조홍준(울산의대, 건강연대 정책위원장) 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을 놓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불씨를 당긴 것은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준)가 지난달 11일 이 두 명의 교수에 징계 처분을 의협에 요구함으로써 시작됐다.

개원의협의회는 “김용익, 조홍준 교수는 수가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수가인하를 주장했고, 의료인을 과잉진료 또는 부당청구 등의 범법자로 몰았다”며 “정책수행 오류로 야기된 여러 가지 잘못된 문제들이 마치 의료인 때문인것처럼 주장해 사회적 불신을 조장했다”고 ‘징계사유’를 제출했다.

특히 김용익 교수는 국가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재원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확충해 농어촌과 빈곤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국민 건강을 관리할 것을 주장해왔는데(공공보건체계 기반확충을 위한 과제와 실현방안. 2002. 5), 개원의협의회측은 이것이 “민간병원의 사회적 전환을 꾀해 3차 병원을 국유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자유시장의 국시를 흔드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조홍준 교수가 의약분업과 건강보험법 본인부담금 인상반대를 주장해온 것에 대해서는 “보험재정의 안정에만 치중해 신중을 기해야할 국민의 건강을 악화시켰다”고 해석했다.

개원의협의회가 이같은 징계 건의서를 의사협회에 제출하자 상임이사회에서는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윤리위원회에 회부시켰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윤리위원회가 소집되어 이들의 징계여부와 수준을 토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8일 재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의사협회의 징계논란은 의사들 사이에 또다시 보혁갈등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한익 교수(서울의대)는 한 의료전문지 시론을 통해 “의협 전체 의견과 다른 소수 의견을 냈다는 것이 징계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자기가 가진 소신을 피력하고 이것이 시행되도록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의사 동료가 있다는 것은 의료계로서는 큰 자산”이라며 의사협회의 ‘폐쇄적인 무지한 오만’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의사로서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 비리의사를 의협 스스로 찾아내어 징계하는 의지부터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돈규(부산 세브란스병원 소아과)전문의도 같은 매체에 반론을 내고 “비리의사들을 찾아내어 징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은 편견에 찬 논리”라며 “사무적 실수나 사소한 비리보다는 국민들을 괴롭히고 재정만을 고갈시켰던 의료정책의 잘못이 더 큰 비리”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한 의료단체 회원 의사는 “징계는 사실상 어렵고 무리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윤리위를 소집해 강행하는 것은 개혁세력 의사들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면서 “의사협회라는 이익집단에 반하는 의사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 압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서 당사자인 김용익 교수는 “그저 내 할 일을 할 뿐, 징계가 되든 안되든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103호] 9.9 ~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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