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채널 154에 세상사는 이야기가 있다'
문화·시민운동 단체 모여 시민방송 개국 16일 첫 전파 송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퍼블릭 엑세스(Public Access) 시대가 열릴 것인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방송'을 표방하는 재단법인 시민방송(RTV)이 16일 개국하면서 퍼블릭 엑세스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시민방송은 개국과 동시에 하루 10시간(오후 4시~오전 2시)씩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을 위성방송 채널 154를 통해 방영하기로 했다.
퍼블릭 엑세스란 쉽게 말해 '시청자 주권'과 상통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퍼블릭 엑세스 운동은 시청자가 방송에 직접 참여하거나 시청자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시청자 주권 운동을 말하며,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이란 시청자가 직접 제작하거나 제작-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퍼블릭 엑세스는 미디어 운동의 하나로 출발했지만,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등장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시민권, 시청자 주권의 확대와 기존 방송매체 비판, 표현의 자유 확대 등으로 점차 그 의미와 지평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방송법 개정에 따라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이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겼지만, 방송 시간대와 방송량, 방송 심의기준의 자의성 등에 있어서 문제점이 적지 않아 제대로 된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제공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KBS에서 <열린 채널>이라는 이름의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이 편성됐지만, 미처 자리잡기도 전에 여러 가지 문제점만 노출한 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적 퍼블릭 엑세스 방송을 표방하는 시민방송 개국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퍼블릭 엑세스를 본격 표방하는 국내 유일의 방송 탄생은 시청자 주권과 새로운 시민권의 실현, 더 나아가 시민사회의 통합을 앞당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미해결의 사회·민주적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우리 실정에서 시청자인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는 진솔한 방송이 위성 전파를 탄다는 점만으로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시민방송이 개국과 동시에 첫선을 보이는 'RTV 시민토론', '열린 영상 시민의 눈' 등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민방송 프로그램에서 이처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약 80% 가량이다. 이밖에 아시아 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아시아로의 초대',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우리는 영상세대',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영상편지로 구성한 '하얀편지', '음악으로 보는 세계', 명시 감상 프로그램인 '김사인의 시의 매혹', '오프 시네마' 등이 주요 프로그램들이다.
시민방송은 시청자 주권, 더 나아가 올곧은 시민사회 구성을 위해 활동해 온 제 단체와 인물들이 모두 힘을 합친 끝에 탄생했다. 김윤수(민예총 이사장), 황석영(소설가), 도정일(문화연대 공동대표), 심재명(명필름 대표) 등 문화예술계 인사뿐만 아니라, 방송민주화운동을 주도해 온 시민단체와 방송전문가를 비롯해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상희(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단병호(민주노총 위원장), 이남순(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 인사들. 이외에도 함세웅(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신부 등 종교계 인사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사장은 민예총 전 이사장인 문학평론가 백낙청 교수(서울대)가 맡았다. 백 이사장은 개국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RTV에서 R은 올바른(Right), 참된(Real), 책임있는(Responsible) 등 여러 뜻을 갖고 있다'며, '당장은 Sky Life를 통해서만 방송되지만 공공채널로 인정되면 케이블방송으로도 송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RTV는 앞으로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 방영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시민제작지원센터(CNC)를 지방까지 설립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재정은 방송발전기금 11억원, '시민채널' 의무지원 조항에 따라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로부터 지원되는 14억원을 기본재정으로 하게 된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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