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파업 119일째 최종합의 타결

보건의료노조, "아직 파업중인 병원의 투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연대하자" 가톨릭중앙의료원, "25일까지 복귀안할 시 적법절차에 의해 처리" 입장고수

*지난 9월17일 열린 경희의료원 공권력투입 규탄 및 파업 해결 촉구 결의대회[photo-copyleft:대우차 영상패]

지난 11일 경찰 병원투입으로 대정부 투쟁이 제기되었던 보건의료 경희의료원지부는 17일 저녁 11시 45분 새벽 학교와 재단의 주선으로 의료원측과 " 임금 9% 인상, 의료의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처우 개선, 임산부 야간근무 금지, 사학연금 노사동수 공동위원회, 파업기간 고소고발, 손배, 가압류 취하, 파업 참가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지부장, 수석부지부장 해임, 간부 10명 경징계 파업기간 임금의 45%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최종합의를 이끌어내고 18일 오전 대의원대회, 조합원 분임토의 등을 거쳐 합의안을 받아들이고 9월 23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18일 진행된 경희의료원지부 기자회견에서 조은숙 지부장은 "막판에 병원측이 또다시 합의를 거부하여 진통을 겪었으나 재단과 학교의 적극적인 중재로 최종 타결에 이르게 되었다"며 "막판 교섭은 지난 11일 경찰투입 이후에도 조합원 복귀율이 늘지 않자,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한 재단, 학교측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으로 16, 17일 급진전되었으며, 17일 밤 11시 50분 전격 타결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전격 타결은 119일 최장기 파업의 원인 직권중재제도의 문제점 정부 노동정책의 끊임없는 사측 편향성 손배 가압류 등 신종 노조 탄압 등 노동 3권 침해 노사현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하는 관행의 문제점 등을 제기하고 있다"며 "119일째 파업중인 가톨릭 중앙의료원과 집단 단식농성중인 제주 한라병원, 폐업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목포 가톨릭병원, 신규노조 단협투쟁중인 제천정신병원, 의료원장 퇴진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고신의료원 파업, 최근 파업에 들어간 전남대병원 하청지부 타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차 영상패]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서울본부장은 기자회견장에 모인 조합원들에게 "일주일전 이 시간 우리는 경찰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투쟁했고, 초록색 비표를 단 사무직들이 바리게이트를 쌓는 것을 뚫고 농성장을 재탈환해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연행과정에서 엄청난 치욕을 겪었고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지만 CMC, 제주 한라, 제천정신병원 등 아직도 투쟁하고 있는 다른 지부의 투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경희의료원지부 김명준 수석부지부장은 "사학연금, 징계, 무노동 무임금 등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합의안에 있지만, 이후 투쟁동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부장, 수석부위원장이 해임되고 10명이 경징계에 처해지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앞으로 열심히 투쟁해서 극복해내자"고 밝혔다.

경희의료원지부 최영옥 조합원은 "'정년퇴임이 1년 남았는데 왜 이 고생을 하냐'고 많이 말렸었지만 경찰이 투입될 때 '아주머니는 뒤로 빠지세요'라며 앞으로 나섰던 어린 간호사들이 너무 대견스러웠고, 막내딸이 태어나던 해 설립된 민주노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합의서 받아내서 좋지만 지금 같은 세상에 노조를 없애려고 한다는 게 너무 억울했고, 1주일이면 끝날 줄 알았던 투쟁이 길어지면서 못하던 욕도 잘하게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생활비를 못벌어 어려움도 많았지만 나이 어린 대의원들이 처음 노조간부를 하면서 너무 열심히 하고, 지도부의 지침을 따라줬다"며 지부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다.

기자회견 시작부터 울음을 참지 못하던 경희의료원지부 이미원 조합원은 "너무 많이 속아와서 기대도 못했고, 아직도 끝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고, 우리로 인해서 CMC나 다른 파업 사업장에 좋은 영향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후 연대투쟁 등에 계속 함께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경희의료원 타결에 대해 환영 성명서를 내고 "119일의 파업은 노사교섭현장에 어떤 이유로든 경찰병력 투입은 있어서는 안되며, 결국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점을 분명히 교훈으로 남긴 투쟁이었다"며 "4달 가까이 임금 한푼 받지 못하는 빚더미 속에서, 8명 체포영장 발부, 2명 구속, 12명 해고, 476명 징계위 회부, 3차례 구사대 폭력과 20억 손배, 56억 임금 가압류,조합비 및 간부임금 가압류 5억 6천만원, 107명 재산 및 차량 가압류등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파업 농성장을 지킨 경희의료원 430여 조합원들의 영웅적 투쟁의 승리이자, 산별노조의 자존심을 걸고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함께 연대 투쟁한 보건의료노조 4만 조합원, 나아가 60만 민주노총 조합원, 77개 단체가 함께한 '직권중재 철폐와 장기파업 해결을 위한 범국민공대위' 모두의 승리"라면서 자축했다.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 지부는 기자회견 이후 가톨릭중앙의료원 현장 진격투쟁, 명동성당 문화제 및 결의대회에 참가했으며, 9월 19일 오후 5시 파업투쟁승리 최종보고대회를 마지막으로 모든 파업일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가톨릭중앙의료원 최영식 의료원장은 담화문을 발표해 "경희의료원의 사태해결 결과로 인해 교직원의 동요가 없기를 바란다"며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발표한 9월 25일 시한의 복귀명령에는 변함이 없으며 복귀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선처가 있을 것이나, 이번에도 불복하고 무시할 경우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