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꼬빌, 비두는 어디에도 있다”

색(色)다른 ‘사람장사’에 열올리는 중기협

지난 9월 2일 새벽. 40여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대형버스를 대동하고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는 마석의 한 집 앞에 몰려들었다. 단칸 자취방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단 두 명의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를 잡아 가두기 위해서였다.

‘꼬빌과 비두’. 최근 시민사회단체 투쟁속보 게시판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이다. 아니, 이미 지난 4월 28일부터 77일간 계속되었던 ‘집회결사자유 쟁취, 추방 반대,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명동성당 농성’ 농성단으로 수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얼굴을 알린 바로 그들이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서는 언제나 만날 수 있었던, 헌신적으로 최선두에서 투쟁하던 이주노동운동가 꼬빌과 비두는 이주노동자들의 단결을 그렇게도 두려워해 마지않는 정부와 자본가들에게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때문에 이번 단속에서 이들은 출입국 관리소측의 최초 ‘표적단속’ 대상자가 되어 치밀한 작전끝에 여지없이 연행되고 말았다.

꼬빌과 비두의 연행과 이어진 이들에 대한 강제출국 시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단속의 성격을 극명히 드러내 준다.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을 표적으로두고 단속을 벌인 후 곧 이어진 조처는 ‘강제출국’. 꼬빌과 비두 역시 화성 보호소로 이송한 이후 곧이어 강제추방을 시도했다. 한국어를 잘 알지 못하는 약점을 이용해 내용을 알 수 없는 서류에 무작정 서명을 강요하는 것에 저항했던 꼬빌과 비두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내용이 ‘평등노조 활동 참여와 집회, 시위 참가자로 강제추방해야한다’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듣고 격분했다.

상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화성보호소에서 서울 출입국 관리소로 옮겨진 꼬빌과 비두에게 다음 순서로 찾아왔던 것은 무조건적인 강제 추방이었다. 그러나 꼬빌과 비두가 “밀린 임금문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 때문에 출국할 수 없다”고 저항하자 심지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이들을 강제출국 시키기 위해 갖은 시도를 다했다는 것. 다행히 이 사실이 평등노조 이주지부에 알려지고 이어 변호사의 항의가 있자 그제야 출입국관리소 측은 “변호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하며 꼬빌과 비두를 다시 화성 보호소로 이송했다.

한국에서 그것도 가장 밑바닥에서 힘겨운 노동에 땀을 쏟고 있는 40만 이주노동자의 존재를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이들에게 정당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한, 한국이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고 불리기를 원하는 것 조차 헛된 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와 자본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무수한 ‘꼬빌과 비두’가 양산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 ‘꼬빌과 비두의 몸은 갇혀있지만, 한국 사회 곳곳에 40만의 예비 ‘꼬빌과 비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색(色)다른 ‘사람장사’에 열올리는 중기협
산업연수생제도의 폐해가 심각하게 제기되자 당초 정부는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을 수립하면서 일부 노동시민 단체가 차선책으로 요구해온 ‘고용허가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에는 그나마 ‘고용허가제’는 언급도 되지 않은 대신 그토록 비판받아온 산업연수생제도는 오히려 크게 확대됐다.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한 노동?시민 단체는 이를 격렬하게 비판하고 나섰지만, 반대로 쌍수를 들고 이번 ‘개선방안’을 환영하고 나선 곳이 있으니 이름하여 중소기업협동노동조합중앙회(중기협). 이들이 들끓는 여론도, 정부마저도 꺾으면서까지 ‘산업연수생제도’를 지키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인 것은 인력난 때문에라도 불법체류중인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일선 중소기업에서는 단속걱정에 전전긍긍하느니 차라리 합법적으로 이주노동자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고용허가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생산 현장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기협이 산업연수생제도를 줄기차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다름아닌 ‘돈’때문이다.

산업연수생제도에서 중기협이 담당하고 있는 일은 해외 송출기관을 통해 연수생을 데려와 이 연수생 인력을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바로 이 ‘사람을 데려와서 어디론가 보내주는’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우선 중기협은 연수생을 보내주는 대가로 연수업체로부터 일인당 많게는 28만 6천 원, 지난 4월부터는 19만 6천 원씩 받는다. ‘연수관리비’ 명목이다. 당연히 연수생이 늘어날수록 챙길 수 있는 돈의 금액도 늘어난다. 지난해 중기협이 이 연수관리비 명목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36억원. 올해는 지난해보다 산업연수생이 약 5만 명이 늘어났으니 그만큼 벌어들이는수입은 더욱 커질 것이다.

또 있다. 중기협은 연수생을 데려올 때 해외 송출기관으로부터 일종의 공탁금으로 1인당 300달러씩 받는다. 그런데 연수생이 사업장을 이탈하면 이 보증금은 중기협에 귀속된다. 이탈자가 많을수록 중기협의 수입은 많아지게 되는 셈이다. 불법체류자문제, 이탈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그나마 고육책으로 내놓은 ‘고용허가제’를 중기협이 한사코 반대한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이렇게 중기협이 벌어들인 수입은 42억 7천만원.

결국 중기협은 가만히 앉아서 ‘사람장사’를 한 대가로 연간 약 80억에 이르는 ‘떼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최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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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 꼬빌 , 비두 , 중기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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