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언제야?” 지구온난화가 홍수 부른다

"장마가 끝났다는 데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오지?"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휩쓸기 전, 계속되는 국지성 호우는 ‘기후의 변화’를 실감하게 했다. 장마철이라고 하는데 비는 내리지 않고, 장마가 끝났다고 하니 비가 계속 내리기 시작했던 것. 전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피해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여름철 기후 변화도 지구 온난화 현상의 하나가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기상청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난 98년에는 장마가 7월 28일에 끝났으나 7월 31일~8월 18일에 전국적으로 다른해 평균의 2배에 달하는 평균 449mm의 비가 내렸다. 99년에는 장마뒤에 남해안과 중북부지역을 중심으로 323.1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평년의 3.5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지난 2000년에는 비슷한 기간 평년의 2.5배가, 올해는 8월 4일~15일 까지 평년의 3.8배인 399.4mm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중국 북부내륙지방의 고온현상이 한국의 장마에 영향을 주어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7월 말 이후에는 북쪽에서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층이 불안정해져 국지성 호우 형태의 비가 내리게 된다는 것. 이렇게되면 장마후에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 기후형태는 앞으로도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같은 기후변화는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 라젠드라 파쇼리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구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기상재해가 기후변화 과정의 일부분이라는 다수의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전세계적으로 기상재해의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피해 정도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올들어 전세계 80여개국에서 홍수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700여만 명이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홍수에 의한 침수지역은 미국대륙의 면적과 비슷한 800여 만 ㎢로 집계됐다. 한편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지난 22일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3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명한 사실은 많은 기상학자들이 향후 홍수가 증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점.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기후변화를 견딜 수해대책을 또다시 강구해야 할 상황이다.

전현정 / jhj@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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