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는 수해 대책의 일환으로 현재 시범실시중인 사과와 배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을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정식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고지원비율을 늘려 농가들의 보험료 부담을 지난해보다 18~25%줄이겠다고 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지난해 처음으로 사과와 배에 한해 전국 21개 주산지에서 시범실시되었으며 올들어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 등 4개 품목을 시범사업 대상에 추가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농민들은 기가막힐 따름이다. 이미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들 중 이 보험의 혜택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 보험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워낙 까다로워 보상금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시범실시는 2년째 접어들면서도 소규모 농작민들에게는 호응을 얻지 못해왔다. 경북 영주의 경우 2001년 기준으로 사과와 배 농가수는 3, 516농가에 달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겨우 589농가로 전체의 18%정도다. 이렇듯 보험이 농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온 이유는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의 실상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일반 보험처럼 한 번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갱신해야 하고 매년 납부할 보험료가 달라진다. 따라서 1년 동안 재해가 없으면 ‘공돈이 날아간다’는 인식이 들게 마련이다.
실제 보험료에 있어서도 정부에서 50%이상 지원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농가도 100만 원 내외 뭉치돈으로 한번 내지는 2회 분할 납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농림부가 농가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겠다고는 하나 ‘뭉칫돈’이 조금 줄어드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보험료 지급의 기준이다. 현재 기준은 총수확량의 30%이상이 피해를 입어야 하며, 최대풍속 14m/sec 또는 최대순간풍속 20m/sec 이상이어야 한다. 배와 사과 등의 과수의 경우 30%정도의 과실이 낙과를 하게 되면 농장 전체가 황폐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0~20%의 자연재해를 입은 농가들은 보험을 들어도 효용성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경북 영주의 경우 572농가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한 농가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독일과 미국 등은 국가의 보험료 부담이 높은 ‘자연재해보험’ 상품이 많아 대부분의 농가들이 자연재해 피해의 경우 보험금으로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농림부는 수해를 막겠다는 명목으로 보험금도 비싸고, 보험을 들어도 혜택을 볼 수 없는 보험을 강요하고 있다.
전현정 / jhj@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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