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보상에 농민이 죽어간다”

이호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 인터뷰

농업은 자연재해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고, 한 번 휩쓸려간 논밭, 과수원, 하우스 등 농업 기반은 복구에 엄청난 시간과 경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정부는 학자금 지급, 구호식량 배급, 영농자금 상환 연기 정도의 ‘구호’ 정책으로 생색만 내지 실질적인 복구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않는다. 피해 농민에 보상은커녕 피해 축소에만 급급한다. 재기 의욕을 상실한 농민들은 농가 부채로 다시 주저앉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현행 농업재해대책법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피해보상액이 너무 적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쥐꼬리’만도 못하다. 수확을 앞둔 고추밭이 홍수에 다 휩쓸려 내려가도 대체작물 심으라고 종자값 지원하는 정도다. 시가의 10%나 건질 수 있나. 비닐하우스가 피해를 입으면 하우스 재시공 비용만 일부 지원하지 그 안의 농작물 피해는 일절 지원하지 않는다. 행정편의적 발상도 너무 심하다

피해보상액을 높이기엔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기상이변으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매년 피해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그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그게 무슨 ‘국가경영’인가. 예산을 미리 확보해 미래를 대비해야지 그 정도 준비도 없이 언제까지 ‘돈 없다’고만 할 건가.

농업재해보험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지금 농가 대부분이 수입 개방과 매년 계속된 자연재해로, 있는 적금도 해약하는 마당인데 ‘보험’에 들 여유가 있나. 그것도 소득이 어느 정도 될 때 재해를 대비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거지 우리 농업 실정에는 전혀 맞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보험을 도입해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고 있지 않나
그러니까 보험은 선진국형 재해대책이라는 거다. 보험료도 정부가 70%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부터 사과, 배 등 일부 과실 주산지에서 농업재해보험이 실시되고 있는데 보험금이 1년에 150만원이 넘고 그 중 정부 지원이 50%다. 냉해, 병충해 등에 대해서는 혜택이 없고 보상 기준도 까다롭다. 보상금 받은 농가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농업재해 대책은 무엇인가
최소한 농민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는 살려놔야 하지 않나. 피해 농가가 생산기반을 복구하고 재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생할 수 있게 적정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 근본적인 재해보상법을 제정하고 재해대책논의에 농민 대표를 참여시켜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개시설, 수리시설 보수 등 근본적인 재해방지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장성희 / jsh@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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