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재산 피해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피해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과 지원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보상과 복구 지원 등을 둘러싼 주민과 정부의 갈등은 심각하다. 턱없이 낮은 피해보상액을 현실화하라는 요구에 정부는 언제나 예산 부족과 형평성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물론 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자연재해대책법 개정안과 시행령은 특별재해지역 피해주민의 복구 비용 부담을 조금 줄였다는 점에서 개선된 측면이 있다. 문제는 기타 지역에는 여전히 이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피해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벌떼같이 일어난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항의가 빗발치자 “어떤 지역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된 바 없다”며 선정 일정을 뒤로 미뤘다.
특별재해구역으로 선포된다 해도 현실적인 피해보상을 받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바라는 이유는 이전의 ‘생색내기’ 피해보상이 주민들로부터 너무 거센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도 김해 한림면 주민들이 가구당 560만원의 보상비를 거부하며 상경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이 마을에 사는 이득만 씨는 8월 초 내린 폭우로 양란 12만 포기를 재배하던 2,500여 평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어 10억원 대의 피해를 봤지만, 받은 보상은 대파(대체용 작물 파종) 비용 1천6백만원이 전부다. 그는 “정부의 ‘생색내기용’ 지원을 받아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원을 거부했다.
이재민에게 지급되는 구호비는 1인당 하루 2,460원. 주택은 전파, 또는 유실시 2천700만원, 반파시 1천350만원을 받지만 그 중 융자가 60%, 본인 부담이 10%라서 순수한 의미의 보조금은 각각 810만원, 404만원 정도다. 침수 피해만 본 주택은 도배 비용에도 못 미치는 6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년 농림부 장관이 보상기준을 조정하는 돼지, 닭, 소 등 생물은 마리당 각각 3만1천원, 213원, 44만4천5백원을 보상받는데 시가의 10% 수준이다. 농업 분야 피해액 대비 정부 지원도 평균 10%를 웃돈다. 지난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농업 분야의 평균 피해액은 5천7백억원인데 반해 정부 지원액은 7백억원(12%)에 불과한 것.
현실성 없는 낮은 보상이 문제가 될 때마다 정부는 ‘예산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올해 예정된 재해예비비 1조3천억 원도 거의 바닥이 나서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언론은 벌써부터 ‘떼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냐, 국민 혈세 낭비한다’며 들썩거리고 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 98년 외환 위기 이후 정부는 부실기업 회생을 위해 공적 자금을 156조원이나 투입했다. 그러나 수만 명의 이재민을 살리기 위해 확보한 재정은 벌써 몇 년째 한 해 1조원 대에 머물고 있다. 재해 피해는 커지고 이재민도 해마다 증가하는데 재해대책 비용만 제자리 걸음이다. ‘복구’ 흉내만 내다 주저앉는 이재민은 없어야 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는 재난 당한 국민이 다시 생활기반을 찾을 수 있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 피해 보상액은 현실화되어야 한다.
장성희 / jsh@sp.or.kr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