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호(노동자의 힘 선전위원)
'포스터'라는 매체는 민주주의 발전, 전체주의의 발흥, 시민사회의 등장, 자본주의의 확산, 새로운 유행 등으로 나타나는 격동의 20세기에 있어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각 사회가 통합되고 분열되는 과정에 중요한 혈관으로 작용하면서 '현대'를 호소하여왔다. 포스터는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전파를 위해 대중을 선동하기도 하고, 사회의 실천적 개량을 위해 진보의 꿈과 희망을 일반에게 심기도 하고,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를 홍보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 포스터는 시대의 키워드(Key Word)를 압축적으로 '디자인'한 사회적 예술품이다. - "20세기 世界의 포스터 100年 展 - 예술과 사회의 대화들" 기획취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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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의 포스터를 그릴 때의 이 주의사항이었다. 포스터는 보는 사람에게 예술적 감동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특별한 정보나 주장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포스터를 그리는 방법은 회화와는 다르다는 것이었고, 그 내용 또한 반공이나 불조심 또는 산업화에 대한 건조한 내용이었다. 지금 생각해 볼 때 그러한 구분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쩐지 속은 느낌이 드는 것은 특별한 이데올로기를 교육하는 방식과 포스터에 대한 편협한 구분 때문이었다. 또는 포스터가 가지는 매체와 예술사이의 모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어쨌거나 매체의 수단이 더욱 풍부해지고 다양해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수많은 포스터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정보를 전해 받고 있다. 일례로 노동자의 힘 기관지를 통해서도 정치적인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포스터가 틈틈이 제작되고 있고, 이미 만들어진 뛰어난 정치 포스터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치 포스터들은 특히 선전적인 목적이 우선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포스터 디자이너나 잡지(기관지) 편집자의 입장에서는 내용의 정확한 전달은 물론 미적 요소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배치해야만 한다. 정치 포스터와는 반대방향에서 범람하는 상업광고 포스터 또한 다를 바 없다. 전달하는 내용이 소비의 강요일 뿐.
"20세기 세계의 포스터 100년 전"에 전시된 120여 점은 일본 도쿄 다마미술대학 미술관 소장품들 중에서 선별된 포스터들로서 호소, 유행, 상업, 기업, 흥미, 이벤트, 예술과 디자인 등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파리의 68혁명 포스터에서부터 거대한 상업광고 포스터를 동시에 만날 수 있고,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소개전"을 알리는 혁명적 열정이 꿈틀거리는 구성주의와 "마약소멸"이라는 삭발한 뒷머리에 수박 퍼내듯 살점을 파낸 초현실주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회였다. 다만 우리 정서와 다른 포스터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노동자의 힘에서도 향후 정치 일정과 투쟁 계획에서 정치 포스터 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충고 속에서 노동자의 힘 정치 포스터가 강력한 선전도구로서, 그리고 노동자계급 예술의 한 부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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