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
지금 현대자동차는 전 공장이 시도 때도 없는 철야특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철야특근은 본인의 건강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으로서의 유대관계까지도 깨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단순히 휴일 중의 어떤 하루 혹은 이틀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쉬는 날(토, 일요일 전부)은 무조건 특근철야를 강행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조합원이 사십대 전후의 나이에서 오십 밑자리의 나이를 감안하여도 단순히 건강권의 위협이라는 것을 넘어서 죽음의 위협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전 조합원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오히려 차가 잘 팔릴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자는 분위기가 만연함으로 더욱 조합원들의 건강권, 아니 스스로의 건강권을 지켜나가기가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특히 제대로 된 활동의 틀을 가진 활동가 혹은 대의원이 특근철야를 막아 나갔을 경우 오히려 조합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기 일쑤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대의원이나 활동가는 물론이거니와 노동조합의 집행부까지 나서서 '대부분의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전 조합원의 목숨을 담보로 한 특근철야를 조장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활동가들 스스로 조합원들의 목숨을 몇 푼의 돈에 담보하여 건강권을 맞바꾸면서 사측의 생산요구에 충실한 수구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총 19명의 과로사가 발생하였다. 과로사의 경우는 거의가 다 쉬는 날 없는 철야특근에 기인하고 있다. 공작사업부의 어느 노동자는 1년 365일 중 4일만 쉬고 전부 회사에 매달려 살았다고 한다. 이로 인한 가정생활의 파탄은 물론이거니와 그 몸은 거의 재기불능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눈대중으로는 크게 건강이 나빠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급작스런 사망은 남아있는 가족의 절망만을 불러 올 뿐이다. 올해도 벌써 12명의 조합원이 과로사로 목숨을 잃었다.
실제 조립공장과 같이 시간과의 싸움에 의해 생산이 결정되는 콘베어 시스템은 생산시설을 늘이거나 생산목표를 낮추지 않는 한 끊임없는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중요하고 좋다고는 하지만 쉬는 틈 없이 주야장창 일에만 파묻혀 있다면 그것은 자살행위임에 틀림없다.
현대자동차는 가시적으로는 주42시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 작업시간은 그를 훨씬 뛰어 넘는다. 하루 2시간 잔업은 필수적이고(하루 10시간은 기본), 여기에 토요일, 일요일과 공휴일까지 철야를 해댄다. 이렇게 따진다면 토요일 철야를 더하면 실 작업시간은 64시간이다. 일요일까지 합친다면 78시간에 달한다(실제 특근철야 하는 날은 오후 5시가 작업 시작시간. 그러므로 특근철야 하는 날은 하루 14시간을 일한다). 이런 노동시간이면 실제 살인행위이다. 제아무리 강철같은 체력을 자랑하는 사람이라도 이런 상태에선 견디기 힘들다.
또한 전국이 토, 일요일을 기득권 저하 없이 노동 없는 날로 만들기 위해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정권과 자본은 87년 이후 많은 동지들의 피와 땀으로 쟁취했던 성과들을 모두 무로 돌리려는 시도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잔업특근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계급적 투쟁정신에도 분명히 위배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또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자. 특근철야로 평소의 서너배에 달하는 돈을 벌고 있는 정규직에 비해 곁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이러다보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토, 일요일 작업을 기피하는 현상을 가져온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휴일특근은 결근자가 많다. 여기에 더해 더 많은 여유율(정규직은 정원의 10% 추가)을 구가하는 정규직과는 달리 비정규직은 결근자 만큼 자신에게 일이 가중될 뿐이다. 돈 적게 받고 일은 더 많이 하는 특근철야, 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다.
전체 노동자를 아우를 수 있는 노동, 그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비정규직 차별 철폐이긴 하지만 당장 현대자동차 현장에서는 특근철야를 막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