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민주사회당의 과감한 좌파통합제안은 왜?

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호주 민주사회주의당(Democratic Socilaist Party, DSP)이 좌파통합을 위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9월2일 열린 DSP 전국위원회는 좌파통합의 기치 아래, DSP를 해소하고 좌파의 단결대오인 사회주의동맹(Socialist Alliance)으로 조직적 통합을 결의하였다.

DSP는 호주공산당(CPA) 및 국제사회주의(ISO)와 더불어, 호주의 계급적 좌파를 대표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특히 국제연대사업에 있어 인도네시아 반독재투쟁과 동티모르 독립투쟁에 대한 연대와 지원투쟁에서 DSP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지난 1998년 스코틀랜드에서 좌파통합의 선구적 사례로 기록되는 스코틀랜드 사회당(SSP)의 출범은 영국의 계급적 좌파들로 하여금 사회주의 동맹(Socialist Alliance, SA)이라는 연대의 틀을 창출하도록 자극하였다. 영연방의 일원인 호주도 이 영향을 받아, 계급적 좌파세력이 결집한 사회주의 동맹(Socialist Alliance)이 출범하였다.
1998년 항만노조파업, 2000년 멜버른 세계경제포럼 봉쇄투쟁과 2001년 메이데이 투쟁, 2002년 난민투쟁 등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선 대중투쟁이 성장하면서, 계급적 좌파세력의 정치적 발전의 모색과정에서, DSP가 좌파통합의 기치를 내건 과감한 제안을 제출하였다.

DSP 제안의 핵심은 좌파통합의 대의를 위해 향후의 조직과 투쟁에 있어 DSP의 명의가 아닌 SA의 이름으로 조직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결의이다. 이는 DSP의 전국사무국과 지부의 물적 자원과 기관지 <주간녹색좌파>(Green Left Weekly), 즉 지난 30년간의 조직적-정치적 성과물을 온전히 SA의 것으로 전화시키는 결정이다. DSP는 전국서기 존 퍼시 동지의 제안대로 전조직적인 논의와 결의를 거쳐(10월 전국위원회, 12월의 총회), 전 조직적으로 결의되면 구체적인 통합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호주의 상황은 상당히 역동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에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지도할 대중적 정치세력의 구축을 목표로 한 이번 DSP의 조직통합 제안은, 폭넓은 좌파조직과 개인의 결합을 통해 가능하다는 확신 아래, 새로운 계급적 좌파단결의 전형을 창출하려는 전 조직적 시도로 이해된다.

물론 아직은 노동당과 노동조합의 관료적 영향력에 맞서는 것이 버겁고 그동안 고립분산적 소정파로 존재했던 계급적 좌파세력이 공개적 사상투쟁을 통해 공통의 이론적-사상적 기반을 재확인하면서 대중적 투쟁력을 확보할 만큼의 사상적-조직적 기반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노동당이 신자유주의적 하위파트너가 됨으로써 생긴 정치적 공백에 대중적으로 진출하려는 DSP의 제안은, 이른바 복지국가의 해체에 직면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계급적 좌파의 혁신과 그의 성장에 따른 노동자계급운동의 발전을 위한 적극적 시도로서 고무적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지난 8월, 필리핀에서 필리핀 공산당(CPP)의 민족주의적 우경편향에 맞서 탈당했던 좌파세력이 지난 10여 년 간의 분열을 뛰어넘어, 필리핀 노동자당(PMP)의 기치아래 성공적으로 통합대회를 치른 시점에서, 호주에서 좌파통합 논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반자본주의적 계급좌파의 새로운 연대질서의 구축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노동자의 힘 역시 유사한 좌파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지금, 계급적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선거정치에 매몰됨 없이, 혁신과 연대에 기초한 폭넓은 좌파통합의 정치적 노력은 국경을 넘어 국제주의에 입각한 정치세력화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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