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건강하다고 도장찍고 데려갔는데.."

군가협, '군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국회 한나라당사 앞 1인 시위 진행해

* 27일 손오복씨가 군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앞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들은 지난 9월 20일부터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군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억울한 아들의 죽음의 한을 풀 때까지 무기한 1인시위를 힘들어도 계속하겠다"고 밝힌 손오복씨의 아들 손철호씨는 98년 9월 26일 군대에서 유서 한 장 없이 의문사했으나 "자살"로 사건이 처리되었다.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이하 군가협) 부회장을 맡고 있는 손오복씨는 "군의문사가 단 한건도 해결되지 않았고, 억울해서라도 끝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며 "군대에서 사망사고가 날 경우, 자살로 처리하면 사단장,연대장,대대장 등이 문책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망사고를 자살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오복씨는 또한 "국방부 앞에서 매달 1번 정기집회를 하며 국방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고, 천주교 인권위원회에서도 여러번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국방부는 묵묵부답이다"라며 "국방부가 권력이 막강하다보니 국민을 우습게 보고 모든 민원을 묵살하면서 군의문사의 진실을 깔아뭉개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손오복 부회장에 따르면, 현재 군가협에는 50명 가량의 군의문사사망자들의 유가족이 활동하고 있으며, 군의문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이후 군의문사 유족접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99년 9월 7일 의정부 3보충병대에서 훈련을 끝내고 그해 10월 26일 연천 5사단 27연대 1중대 1소대에 배치돼 12월 3일 의문사한 김대성씨의 어머니 윤옥란씨는 아들의 이야기를 묻자 "대성이 얘기만 나오면 내가..."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옥란씨는 아들 김대성씨가 참호 안에서 보초를 섰던 다음날 총상으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지 29개월만인 2002년 4월 11일에서야 아들의 장례를 치뤘다. "엄마가 보고 싶어 자살했으니 아들 데려가라"는 군당국에게 "자살이라는 증거를 내놔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어떤 증거도 보여주지 않았고 이런 국방부와 맞서 싸우며 아들의 시신을 의정부 법정병원 냉동실에서 29개월간이나 방치해야 했다.

윤옥란씨는 "죽은 아이를 살려낼 수 없다는 건 안다, 돈으로 보상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나도 김훈 중위 사고가 터졌을 때 내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앞으로 군대갈 아이들한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이런 사고가 나면 꼭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윤옥란씨는 또한 "죽은 이유도 못대면서 죽은 자식의 사진을 들고 부모가 거리를 헤매이게 하는 것이 법치국가냐"며 "대한민국이 건강하다고 도장찍고 데려갔으니 정당하게 수사해서 사인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김대성씨가 참호에서 보초를 선 다음날 "상병의 총을 가지고 자살했다"고 밝혔으나 상병의 총에서 김대성씨의 지문이 나오지 않았고, 자살하기 전날 밤도 아무런 낌새도 없었다고 한다. 윤옥란씨는 "28일만에 현장을 보여줬는데 '어머니가 놀랄까봐 현장을 정리해놨다'고 했지만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가 더 놀랄 일이 뭐가 있었겠냐"며 "'엄마한테 효도하는 거 생각하고 군생활 잘하고 올께'라고 했던 아들이 흰천에 덮인 시신으로 돌아왔는데 증거하나 내놓지 못하는 대한민국을 씹어 갈아마셔도 속이 안풀릴 것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군가협은 매일 국회 앞, 한나라당 당사앞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달 정기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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