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해법 ‘현실무지’ 산물...민주당도 ‘난형난제’

보수정당들의 헛발질 주택정책

이선근/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지난 13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당 미래세대위원회가 주최한 정책포럼에서 서민층의 주택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국민주택이하 규모의 분양가 30% 인하 △2003년부터 5년간 국민임대아파트 10만 가구 공급 △서민주택 20~30년 장기저리대출 △무주택자 우선청약권 제공 △저리 주택금융 취급 금융기관에 대한 이자손실 보전 △국민주택기금 무주택자 지원확대 △주택임대사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집값이 높은 것은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이 후보의 발언은 주택보급율이 거의 1백%에 달하는 우리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후보의 주택정책은 기존에 민주당 정권이 실시하고 있거나 과거에 폐지했던 것을 재편성한 것에 불과하다.

분양가 30% 인하는 국민주택이하 규모만 적용해 높아지고 있는 국민들의 주택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5년간 국민임대아파트 10만 가구 공급은 주택임대시장을 좌우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규모이고 그것도 수도권에 짓는 것인지, 주택문제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방에 짓는 것인지도 구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택지공급에 대한 계획이 빠져 있다.

서민주택 장기저리대출과 무주택자 우선청약권도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그러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저리 주택금융 취급 금융기관에 대한 이자손실 보전과 주택임대사업 활성화는 이 후보의 주택문제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웅변해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주택건설산업을 부양하기 위해 임대사업자를 활성화한 결과 지난 5월말 현재 전국의 임대사업자수는 1만8천3백59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천1백81명보다 39%나 증가하고 5월 현재 57만5천4백88가구를 보유해 임대사업자 1명이 평균 31.3채를 보유하고 있는 주택소유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활성화한다면 주택소유편중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임대사업자들은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세입자보호규정의 미비를 틈타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을 일방적으로 꾀하여 임대수익을 올림으로써 전월세가의 상승을 주도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집값은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주택소유의 편중과 세입자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에 집주인이 자의적으로 올려대는 임대료로 인한 임대수익이 커짐으로써 전월세가 상승→주택자산가치상승 및 집값 상승→전월세가 상승의 악순환구조에 그 근본원인이 있는 것이다.

주택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민주당의 건설경기부양책의 결과 이러한 주택대란이 초래된 것에 대한 이 후보의 방안과 민주당의 재산세 등 보유세 강화를 통한 부동산 투기 억제방안은 난형난제의 무대책에 불과하다.

주택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이미 선진국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주택임대차보호제도와 공공임대주택의 대폭적인 확대이다. 현재의 한국의 높은 지가 때문에 필요로 하는 곳에 대량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올 대선에서 핵심공약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내걸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7월 △8년간의 세입자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인상율 5% 제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으로 된 법안을 입법 청원한 상태이다.
[ 104호] 9.16 ~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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