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현장]"당선 축하사절단으로 다시 방문해 달라"

노동자당 룰라 당선 자신감...초국적 자본 흔들기가 주요 변수

윤재설 dllp21@kdlpnews.org
민주노동당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브라질노동자당(PT)의 초청으로 브라질대선연수단(단장 노회찬 사무총장)을 구성, 상파울로를 공식 방문했다. 연수단은 브라질 최대노총인 노동자단일동맹(CUT)이 후원하고 노동자당이 마련한 5박6일간의 프로그램에 따라 오는 10월 6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노동자당의 대선준비와 선거운동 현황을 접하고 돌아왔다. 노동자당의 룰라 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편집자 주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축하사절단으로 다시 한번 브라질노동자당을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룰라 선거운동본부의 한 활동가가 민주노동당의 브라질 대선연수단에게 건넨 말이 결코 빈말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노동자당의 활동가들에게는 룰라가 1차투표에서 이기냐, 결선투표에서 이기냐가 문제이지, ‘패배’는 경우의 수에 포함돼있지 않은 듯 보였다.

이러한 그들의 확신은 결코 허황된 것만이 아니었다. 연수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상파울로 과룰로스 공항에서 동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을 때 승무원으로부터 받아본 9월 20일치 <파이낸셜타임즈>지 미주판에는 노동자당의 룰라 후보 42%, 집권여당 조제 세하 후보 17%라는 지지율 조사결과가 인용돼있었다.

다른 조사에서는 룰라가 과반수에서 2%가량 못 미치는 48%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수가 넘을 경우 결선투표로 가지않고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다.

굳이 장황한 여론조사 수치를 들이대지 않아도 룰라를 향한 브라질 민중들의 열기 속에서 승리는 예견되고 있었다. 상파울로 시내 거리를 걷다보면 룰라 티셔츠를 입은 일군의 동양인들에게 씽긋 웃는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룰랄라”라고 외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룰라 선거집회에 몰려든 수만명의 인파들, 룰라의 연설에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는 얼굴들 속에서 이미 승리는 확정적이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18일 밤 과룰로스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연수단은 룰라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작은 키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양복 차림을 한 룰라가 단상에 올라 왼손 네 손가락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룰라는 열세살 때 상파울로의 한 공장에서 사고로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단상에는 주제 제노이누 상파울로 주지사 후보, 마르타 수플리시 상파울로 현직 시장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 룰라가 손짓을 하며 강렬한 어조로 연설을 시작하자 청중들의 열기가 한껏 고조됐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늘어났다.(사진)

1970년대말 상파울로 ABC공단의 파업투쟁을 지도하며 노조지도자로 부각된 룰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자와 빈민들을 만나며 신뢰를 쌓아갔다. 또한 브라질에서 대부분의 정당이 인물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해왔지만 노동자당은 룰라 개인의 인기에 얽매이지 않고 ‘아래로부터의 동원’에 의해 성장해왔다.

룰라와 노동자당의 꾸준한 노력은 브라질 민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고 이번 선거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즈> 기사에 함께 실려있는 헤알화 폭락 소식은 승리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었다. 이미 국제투기자본의 ‘룰라 흔들기’가 계속돼온 상황에서 2차 투표로 갈 경우 ‘우파의 반 룰라 전략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노동자당 활동가들이 털어놓는 커다란 고민거리였다.

스웨덴, 마케도니아, 독일에 이어 남미에서 다시 한번 좌파의 승리가 이뤄질지 지금 전세계 진보진영의 관심은 10월 6일 브라질에 쏠려있다.
[ 105호] 9.30 ~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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