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9월 강행하려다 교사들의 반발에 밀려 내년 3월로 시행을 연기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 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은 ‘전자정부 구현’의 일환으로 무려 730여억원의 재원이 투입하여 벌이는 사업이다. (각종 교사연수와 기타 유지 보수 및 업무 비용까지 따지면 수천억에 이를 것임.)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데 비해 새 시스템은 너무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사의 잡무 증가 문제, 입력 작업에 매달려 교사의 교육활동 위축, 시스템을 통한 교사 통제 등의 문제와 함께 방대한 정보 입력으로 정보인권 침해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NEIS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즉각적인 반발(도입반대서명, 전자인증 발급 거부)은 잦은 시스템 변경으로 인한 혼란에서 비롯된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SA-C/S-NEIS로 이어지는 2-3년마다 바뀐 시스템은 막대한 예산 낭비는 물론 교사들에게 연수와 자료입력업무, 잦은 시행착오 등으로 혼란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기 충분하였다.
새 시스템의 구축으로 ‘교원 잡무의 경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하나, 이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 위’ 교육관료의 생각일 뿐이다. 실제 이 시스템의 ‘교무/학사’ 분야의 출결관리를 보면 매교시 수업 후 교사가 교무실로 내려와 인터넷에 접속하여 몇 번의 과정을 거쳐 출결을 직접 입력해야 한다. ‘수업연구를 가장 알차게 하는 10분’ 동안 교사들은 쉬기는커녕 컴퓨터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새 시스템은 모든 교육활동을 표준화하고 수치적 계량화하려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사의 창의적인 교육활동은 위축되고 획일화되어 갈 것이다. 교사 인사와 근태에 관한 세세한 기록들이 서버를 통해 관리되어, 더 나아가 이를 통해 교사를 평가하고 통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 시스템이 지니고 있는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학생 신상 정보 입력을 보면 학생의 한글?영문?한자 성명, 주민번호, 생년월일, 전화/휴대폰 번호, 이메일주소까지 무려 15개 이상의 정보를 입력해야 하며, 학부모도 주민번호, 휴대폰번호, 직업, 학력까지 세세히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학력은 30여개 항목으로 세분화하고 있을 정도다. 굳이 담임이 신상 정보가 필요하다면 담임의 교무수첩에 기록하고 활용하면 될터인데 개인 동의도 없이 전산화시키는 것은 명백히 정보인권 침해인 것이다.
개인 정보에 있어 교사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 36만명 교사의 200여개 항목에 이르는 신상 정보를 이미 입력해놓은 상태다. 그 항목을 보면 재산, 정당,사회단체 가입, 징계형벌, 적성검사 등이 있으며, 개인신상 항목에는 결혼일자, 통근방법, 생활수준, 종교 등 세세한 내용까지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법으로 금하고 있는 자료까지 본인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이를 교육부 서버에 중앙집중 관리된다는 사실은 프라이버시가 누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이제껏 우리는 국가권력에 의해 개인 정보가 수집관리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다. 이번 기회에 정부기관에 의해 ‘정보화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권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가 자연스레 여기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는 정책에 반발해 시민단체들이 싸우고 있는 것을 보면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있는가를 배울 수 있다. 이제 전자정부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NEIS을 반대하는 교사들의 싸움은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개인의 권리를 찾아가는 싸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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