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법이다’ 본색 드러낸 ‘깡패’

부시행정부와 국제 관계

교토의정서 탈퇴, 세균전쟁 금지 국제협정 반대, 미니원폭 개발 촉구,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선언, 유엔 인권협정 반대,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 파기 시사….

취임 이래 일관된 부시 행정부의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외교는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다. 미국은 자국 이익에 어긋나면 국제회의 자체를 보이콧하거나 애써 만든 협상안을 거부했고,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테러 전쟁 전선을 넓히려고 시도했다.

미국 에너지업계의 후원을 받고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그 태생적인 한계로 지구온난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세계 178개국이 모여 정한 ‘교토 의정서’에 반대했다. 세계 인구의 4%밖에 안 되면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무려 24%를 차지하는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거부했다는 사실에 세계는 경악했다. 결국 미국은 의무 감축량을 대폭 줄이고, 제재 규정을 완화한다는 타협안을 얻어내고서야 비준에 동의했다.

또 부시 행정부는 지난 해 12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서 탈퇴하고 21세기에 걸맞는 미사일방어체제(MD)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깡패국가’가 보유할지 모를 대량살상무기에 대비해 MD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MD를 추진하는 대신 핵무기를 감축하겠다던 부시 행정부는 정작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은 반대했다. 핵무기도 보유하고 MD도 개발해 두 가지 첨단무기로 세계를 주무르겠다는 미국의 야심은 곧바로 세계적인 ‘핵무장화’와 군비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생물무기금지조약(BWC)의 경우 ‘미국의 생물 무기 방위를 위한 프로그램, 시설이 사찰 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대인지뢰금지조약에 대해서는 ‘장래의 현재적 전쟁터에서 지뢰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국방정책에 따라 비준을 거부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해 열린 유엔 인종 차별 회의의 의제 중에서 시온주의나 유태 부활주의를 인종 차별로 다루자는 아랍 나라들의 제안을 수정하지 않는 한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해 강대국 패권주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 민족회의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현 부시 행정부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을 그대로 담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미국 주도의 일국 지배 세계를 바라지 않는다’.

장성희 / jsh@sp.or.kr

국제사회를 위해 부시 행정부가 1년 6개월 동안 한 일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응해 세계 178개국이 서명한 바 있는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다
·1972년 협정대로 세균전쟁을 금지시키자는 국제협정을 반대했다
·’스타워즈’로 불리는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출을 선언해 전 세계를 위협에 빠뜨렸다
·MD 구축을 위해 1970년 소련과 맺었던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을 파기할 것을 시사, 새로운 냉전을 부추겼다.
·이스라엘의 대(對) 팔레스타인 학살 지지를 위해 유엔 인종차별회의 개최를 방해했다
·유엔 인권협정에 도전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쫓겨났다
·아버지 부시의 뒤를 이어 이라크 민간인에게 폭격을 가했다
·아프간 전쟁으로 민간인을 학살했다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반대해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옹호했다
·’미국의 안전 보장을 위해’ 대인 지뢰 전면 금지 조약에 반대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학대받은 아시아계 위안부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정에 낸 소송을 기각시키려고 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 한반도를 긴장 상태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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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미국 , 전쟁 ,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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