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들갑을 떠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 능력은 대부분 미국 자신의 후원 하에 이루어진 ‘Made in U.S.A’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이라크 편을 들었고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기술을 이라크에 제공했다. 1990년 걸프전을 감행한 아버지 부시 역시 미국의 군수산업체들이 살상무기 및 기술을 이라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함으로써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켰다. ‘후세인 악마화’의 단골 메뉴가 바로 1988년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화학무기로 공격했다는 것인데, 이 무기 역시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생산된 것이다.
1992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소속 헨리 곤잘레스 의원은 “부시 행정부는 무기 생산을 하고 있다는 광범위한 징후를 보여주는 이라크 공장들에 미국 및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허가해 왔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사실상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 능력이 그리 높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스코트 리더 전(前) 유엔특별위원회 무기사찰단 수석 감사관은 “1998년 9월까지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해체 작업은 90-95% 완료됐다. 적어도 양의 관점에서는 이라크는 사실상 무장해제됐다”고 말했다. 후세인이 무기를 개발할 의사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능력은 없다는 것이 현지 사찰단의 결론이다.
미국이 지목한 이른바 ‘깡패 국가들’(rogue states)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능력을 평가한 1999년 CIA 보고서에서도 이라크는 북한, 이란보다 무기 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이 보고서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구축을 비롯한 군비증강을 합리화하기 위해 반미 성향 국가들의 무기 개발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미국 내에서도 비판받은 바 있다.
장성희 / jsh@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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