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권봉(진보교육연구소 사무차장)
올해 7월15일 교육부는 「외국 '우수' 대학원 유치 적극 추진 계획」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 관련 교육부문 방안」을 발표하며, 교육시장 개방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정책은 7월29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방안」에서 '외국기업 경영환경 개선'이란 이름으로 확정되어 8월19일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경제특구법안」) 제13조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9월4일 입법예고 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우수대학원에 대해, 교지나 교사를 임대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의무를 면제할 뿐 아니라 대학평의회 등 대학의 민주적 기구를 두지 않아도 되고, 학교법인을 해산할 때 '잔여재산'을 사실상 외국인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여 온갖 '특혜'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교육'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조치를 '자본에 대한 규제'로 파악하고 이 규제를 해체함으로써 외국대학이 한국에 진출해 영리추구만을 하도록 정부가 앞장서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교육부가 공개한 「'교육시장 개방 관련 OECD/US 국제포럼' 참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외국에 분교설립 등 해외 교육시장 진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의 우수 대학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일부 외국의 사이버 대학·사설 온라인 프로그램 제공자·어학학원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사업자만이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정작 외국 우수 대학들은 분교설립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사실은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대학이나 교육기관들이 진출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한국처럼 정부가 온갖 특혜를 줘가면서까지 교육개방에 앞장서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대학 신입생과 입시생 비율이 역전되어 대규모 미달사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각 대학들은 신입생 유치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일선 고교에 뇌물까지 주는 일이 빈번하다. 이 와중에 대학부문이 개방되면, 외부 충격으로 '대학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신입생 부족으로 '재정압박'을 받는 지방대·전문대는 문닫는 경우가 급증하고, '비용절감' 명목의 대학·학과간 '통폐합'은 극심해질 전망이다. 외국대학 '학위판매'에 호응하여 학력인플레 현상이 가중되고, 외국대학과 국내 대학의 치열한 경쟁 와중에 교육시설·여건의 확충이야 뒷전으로 멀찌감치 밀려날 것이다.
개방… 논두렁 물꼬가 완전히 터지는 격
중등부문 역시 개방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는데, 개방정책은 '외국인학교'에서 시작되고 있다. 설립주체는 원래 '외국인'이었으나 이제는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학교설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제한'을 아예 철폐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내국인' 대상의 교육기관 설립이 가능해지고 있다. 외국인 없이 '내국인' 대상으로 영업하는 학교가 가능해진 것이다. 거기다 국제감각을 갖춘 인력의 양성을 위해 '경제특구 안에 국제고등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부정책에서 미뤄 볼 때, '국제적인 인력 양성'을 한다며 교육시장개방의 폭이 점점 확대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어 학교의 개설 및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처럼 비대해진 사교육시장이 있는 상태라면 '어학학원', '온라인 교육시장'으로의 진출은 이미 논두렁 물꼬가 완전 터진 격으로, 온 국민이 '영어열풍'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나 교포 및 내국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영어로만 생활하는 영어마을 유치경쟁이 경기도에서 불붙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WTO교육개방·시장화 관련 4대입법 및 양허안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준) 결성
전 세계적으로 GATS 등 개방정책에 대한 반대와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이 운동은 '교육 예외'를 주장함과 동시에 WTO 등을 앞세운 자본의 세계화에 반대한다. 이미 「경제특구법안」은 노동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금융투기의 자유만을 보장하며, 공교육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교육개방조치를 담고 있다. 교수노조,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운동단체들과 교육주체들은 'WTO교육개방·시장화 관련 4대입법 및 양허안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준)'을 결성하여, 강고한 공동투쟁을 통해 하반기 정기국회에 상정될 「경제특구법안」, 「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개정안」, 「산업교육진흥법 개정안」 등 교육개방과 시장화를 촉진하는 법적 개악에 맞서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반대의 맥락과 합쳐지며, 「사립학교법」의 올바른 개정과 부실·부패사학의 국공립화 주장과 맞닿아, 교육공공성의 확대·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투쟁으로 상승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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