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3번 '적발'하면 해고한다고?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예계약서 논란

김봉길(현대자동차노동조합 조합원)

현대자동차 승용2공장 품질관리2부의 사내협력업체(하청)로 있는 우신기업에서는 이번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새롭게 "근로동의서" 작성을 강요하면서 그 내용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꽉 차 있어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우신기업은 2공장에서 생산하는 산타페, 아토스, 비스토의 품질을 검사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여성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근로계약서 내용을 보면 1) 주중(월∼토) 조퇴, 지각, 무단결근 1회면 근무 토요일은 무급처리 함. 단,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제외 2) 근무시간 중 작업장 이탈 및 조기퇴근 3회 발견 시(적발) 퇴사 처리함. 3) 월 3회 이상 이종, 미장착, 누락 시 계약해지 통보함. 4) 기초질서 문란 행위 및 작업장에서 검사업무와 관련 없는 물건(신문, 잡지, 십자수 도구 등) 반입금지. 5)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외 음식물 섭취 금지(3회 이상 적발 시 계약해지 통보함). 6) 휴무 특근 시 특근 명단에 있는 사람이 출근하지 않으면 생산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음. 등 여섯 가지로 되어 있는 근로동의서가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2공장 대의원회에서는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진상조사위를 꾸려 조사에 착수하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어느날 갑자기 현장에서는 우신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사장을 두둔하는 탄원서가 배포되어 '사장은 괜찮은 사람이다. 이 사장이 짤리면 우신기업에 근무하는 전체 노동자의 고용이 문제가 된다'는 내용으로 전체 인원에게 탄원서를 받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진상조사위에서 진상조사 시 "이러한 근로동의서 문제가 사장이 발의한 것이 아니라 소장이 발의한 것이므로 소장이 문제가 되면 되었지 사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로 인하여 문제의 핵심인 사장은 건재하고 소장만 퇴출시키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던 것이다.
우신기업은 이전에도 항상 문제를 일으킨 기업으로서 악명이 드높았던 기업이다. 동서다이너스티라는 이름으로 있었던 작년에 일감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눈에 가시 같던 노동자 한사람을 정리해고 시켰다. 이로 인하여 해고당사자의 가열찬 투쟁이 전개되었고 2공장 공소위 등에서도 이를 지원하는 활동이 있었지만 그것이 위력적이지 못함으로 이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문제가 불거졌던 동서다이너스티를 퇴출시키고 우신기업으로 교체하였지만 이것은 눈가림에 불과하였다. 같은 사장이 자기들 식구를 이용하여 동서다이너스티를 그대로 인수하여 우신기업이라는 이름만 바꾸는 작태를 연출한 것이다. 현재의 우신기업 사장의 나이는 36세로서 현대자동차에 수 십 년 간 늙도록 근무를 하다가 퇴출한 관리자들에게 선심용으로 넘겨주는 것이 사내협력업체라는 것을 비추어 볼 때 분명히 문제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활동가들은 물론이거니와 대의원회 안에서도 소장만 문제를 삼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논리로서 실제 일을 진행시켰고 책임의 가장 큰 축을 맡고 있는 사장은 그냥 둔 채 소장만 경질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의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근로기준법에도 없는 근로동의서 작성을 기획했다는 자체가 노동자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여성노동자라고 완전한 노예로 취급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있다. 또한 이러한 사항을 힘있게 바로잡아 나가야 하는 대의원회에서조차 이를 축소시키는 점에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이 비단 꼭 우신기업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전 공장의 사내협력업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안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투쟁이 이제 전면적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전근대적인 노무관리가 비정규직이라고 하여 전국을 주도하는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노를 넘어 허탈을 동반한다. 강력한 투쟁을 만들고 여기에 계급적인 연대가 이루어질 때 노동자가 하나되는 노동해방의 세상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태그

현대자동차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전주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