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동자는 하나임을 전세계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말할 때다

투쟁의 현장: 연수제도 철폐와 이주노동자 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집회

이정민(노동자의 힘 회원)

'내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철의 노동자"에 나오는 가사이다. 이 노래는 이제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이주노동자들의 입에서도 자신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이 땅을 떠나지 않겠다는 결의와 함께 노동자 단결의 노래로 불려지고 있다. 지난 9월29일 2주를 기다린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울분의 함성으로 부산역을 '차별반대', '추방반대'의 구호로 가득 메웠다.

허울뿐인 정부의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은 내년 3월까지 현재 체류중인 이주노동자 모두를 추방하는 방안이며 실질적으로 지난 9월초부터 강제단속과 추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 부산,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노동사회단체에서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간사냥을 저지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간적인 기본권과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30여 개의 노동사회단체가 결합하여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격주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초 강제단속의 선봉(?)에 서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항의방문하였다. 또 9월29일부터 시작된 부산 아시안게임에 맞추어 9월30일부터 주요 경기장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와 그 하수인이라 할 수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작태는 항의방문시 면담과정에서 어느 정도인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최소한의 인간적인 관계를 무시하고 동물취급을 하는 망언과 행동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집회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외치는 구호와 몸짓은, 내용은 잘 알 수 없어도 그들이 갖고 있던 울분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집회를 마치고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행동은 더더욱 분노에 차 있다. 이 땅에 연수생이란 명목으로 일을 하러 온 이주노동자들이 월 3-4만원의 임금으로 손가락이 잘려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불법체류라는 딱지가 붙은 채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그들의 외침은 처절할 수밖에 없으며 분노에 차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한달 30일을 일 해도 이 땅의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절반 수준도 안되며 심지어 점심식사도 제공받지 못한다. 이란에서 온 한 이주노동자는 '다른 한국 노동자들은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우리(이주노동자)들은 집에 와서 먹고 다시 공장에 가서 일을 한다'며 서툰 한국말로 항변하기도 한다.

지난 9월29일 아시안게임 개막과 함께 진행된 공대위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발언하고 있는데 한 시민이 무대에 올라와 마이크를 빼앗고 집회대오에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하는 일이 있었다. '세계적인 행사에 나라 망신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돈'이다. 기업들의 이윤창출을 위해 만들어지는 행사가 '월드컵'이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이 아닌가? 노동자의 피와 땀을 쥐어짜는 내면의 속성은 무시하고 한쪽에서는 이주노동자 강제단속과 추방이 이루어지고 한쪽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나라에서 오는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이런 모순에 찬 세상에서 무엇이 나라망신인가?

마지막으로 이주노동자의 산업연수제도와 강제단속과 추방은 한국사회 전체 노동자의 60% 이상을 선회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의 축소와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착취의 연장이다. 이에 맞서는 투쟁은 분명 전체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의 문제이다. 우리는 기업별 담장을 넘어 노동자 총단결을 부르짖는다. 그렇다면 이제 얼굴색과 언어를 넘어 전 세계노동자의 총단결을 이야기해야 한다.
태그

이주노동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전주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