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
정부와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 목전
정부는 지난 9월18일 "공무원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안)을 입법예고하였다. 허울뿐인 노사정위원회를 통하여 공무원노동기본권 허용을 김대중 정권의 마지막 치적으로 치장하려던 시도는 물 건너 간 채 가장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행정자치부를 통하여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팔아먹는 파렴치한 법안이 국회상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공무원노조는 지난 9월15일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하반기 총력투쟁의 기조로 정부입법안 저지와 대정부 직접교섭 쟁취, 노동3권 쟁취를 목적으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하였다.
지난 3년간 공무원직장협의회 건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 출범을 시작으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창립까지 공무원 노동3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이제 구체적인 입법화를 앞두고 정부와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말살하는 정부 입법안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노사정위원회의 공무원노동기본권 보장논의는 반노동자적인 행정자치부와 한국노총의 야합, 철저한 당사자의 배제와 탄압 속에서 현재의 입법안을 이미 예고하여 왔다.
노사정위원회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논의 종결을 선언하면서 최종적으로 "노동조합"명칭 사용과 관련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발표하였다.그러나 이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부와 한국노총이 합의한 특별법제정,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노조의 분리, 단결권과 교섭권만의 허용(체결권 및 행동권 불인정), 보수 및 근무조건에 대한 교섭범위 한정, 해당 부처장과의 교섭, 전임자 불인정, 합법화 유예기간 설정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합의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반노동자적인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노동기본권의 문제를 특별법 형태의 법률 속에서 제약하고 노동기본권 중 최소의 단결권만을 허용하려는 발상은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말살하고 어용화하여 공무원노동자들을 여전히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를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정부가 제출한 "공무원조합법"은 노사정위 논의보다도 더욱 후퇴한 악법조항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노조를 철저히 분열시키는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의 기관별 노조설립 허용(전국단위 노조의 금지), 쟁의행위 금지와 이에 따른 처벌조항 삽입(5년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벌금), 공무원 외 다른 노동단체와의 연대금지(3년이하 징역또는 3천만원 벌금), 2006년 시행 등은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희대의 악법인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노동기본권 허용과 관련하여 현재 "노동조합"명칭사용의 문제는 핵심적인 쟁점이 아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조합법" 입법기도 자체를 철저히 분쇄하고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한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노동자계급 운동의 전선강화에 복무할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노동3권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에 따른 어려움과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나 공무원노조를 이끌고 있는 지도부가 스스로 공무원노조 운동을 전체 노동자계급 운동의 연장선으로 판단하고 복무하려는 인식이 미약하며 민주노조 지도부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아직 충분히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부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출범까지 공무원노조는 정부와의 타협보다는 투쟁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의 요구를 구체화 시켜왔으며,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획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현시기 공무원 노동기본권과 관련하여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상정기도를 저지하고 노동3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상황에서, 지도부만이 높은 의식성과 투쟁성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조 현장의 조합원들 스스로가 투쟁의 결의를 밝히고 지도부를 독려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정부입법안 저지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대정부 직접교섭 쟁취를 위한 하반기 투쟁계획 논의과정에서 본조가 제출한 사업계획에 대하여 전국대의원들이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의 결의를 밝힘으로써 보다 강화된 투쟁계획을 확정하게 되었다.
현재 공무원노조는 대의원대회의 결의에 따라 "정부입법안 저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대정부 직접교섭 쟁취! 노동3권 쟁취!"를 목표로 10월4일 전국지부장단 결의대회, 10월17일 전간부 총궐기대회, 10월26일 지역별 결의대회, 10월28~2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11월 초 파업투쟁을 위해 준비중이다.
물론, 공무원노조가 파업형태와 수위 면에서 연가파업의 형태로 짧은 기간동안만을 상정하고 있어서 파업의 파괴력 면에서 발전노조파업이후 침체된 민주노조운동의 전선을 강화하고 하반기 정세의 초점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1년이 채 안된 공무원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고 파업이라는 용어가 공무원노조 전체 간부 및 조합원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그리고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의 구호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무원노조의 실천 속에서 실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후 공무원노조 운동의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파업을 통한 공무원노조의 강화와 운동 속에서 계급성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은 전체 민주노조운동의 강화와 확대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짧지만 투쟁을 통해 건설되어진 공무원노조는 이제 정부와의 한판 승부를 통해 진정한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사수하기 위한 투쟁의 과정에서 더욱 성숙되고 노동자계급운동에 복무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며, 단순히 거대한 공룡이 아닌 노동운동의 한 부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구체화하기 위한 귀중한 투쟁을 전개하려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이러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때 공무원노조의 투쟁에 대하여 계급적 노동운동 전체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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