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확산되는 반전투쟁: 런던, 로마, 워싱턴
지난 9월28일 런던과 로마에서 대규모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런던의 반전시위는 약 40여만 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규모의 항의시위로, 집권 블레어 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반전운동연합(Stop the War Coalition)과 이슬람협회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이번 시위에는 노동당에서 축출당한 바 있는 런던시장 켄 리빙스턴과 유명한 영화감독 켄 로치, 그 외에 다수의 좌파 노동당의원, 주요 노동조합 좌파지도자들도 참여하여 연설하였다.
또한 로마에서도 15만명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행진을 벌였다. 이번 시위에는 재건공산당(PRC) 소속 국회의원 프란세스코 죠르다노와 유럽의회 의원 루이사 모르간티니, 총서기 파우스토 베르티노피, 팔레스타인 대표부 네메르 하마드 등 주요 좌파지도자들이 참석하였다.
한편, 세계은행과 IMF 총회가 열린 워싱턴에서도 반대시위가 벌어졌으며, 시위대는 이라크공습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주요한 이슈로 제기하였다.
위기에 처한 블레어 정권: 신노동당의 정치적 파산(?)
이라크 측의 외교적 노력과 독일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시정권이 후세인 제거라는 미명 아래 이라크 공습을 감행하려는 시기에 벌어진 이와 같은 반전투쟁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9.11 이후 반세계화 운동이 더 이상 경제적 이슈의 문제로 한정될 수 없는 상황에서, 국제적 반전투쟁의 필요성이 절박한 시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 거의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부시를 지지하는 블레어 정권에게 정치적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노동당의 좌파 의원과 그룹들 역시 반전시위에 대거 참여함으로써, 최근 노동조합 선거에서 블레어가 지지하는 우파후보의 연이은 패배에 이어 또 하나의 정치적 타격이었다.
더욱이 노동조합에서 좌파지도부의 연이은 당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투쟁의 확산 등 영국 노동운동의 긍정적 변화 속에서 이번 투쟁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크게 보자면, 지난 7년간 블레어의 신노동당 노선의 정치적-외교적 노선의 파산과, 본격화되기 시작된 노동당내 좌우대립과 이른바 당내 좌파의 반격으로 특징지워지는 정치적 상황의 연장선에 있다.
새로운 반전투쟁과 반세계화 운동
시애틀의 반WTO투쟁으로 시작된 반세계화 운동은 이제 제국주의의 정치-군사-경제적 지배체제에 대한 총체적 저항투쟁으로, 반자본주의적 지향을 더욱 분명히 하는 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반전투쟁은 새로운 발전단계의 시작이다. 유럽에서 좌파그룹들은 10월중에 보다 대규모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자-민중운동 역시 남북간의 민족문제를 뛰어넘어, 전세계적 반제-반전투쟁의 일축을 담당하는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정치적 모색과 준비를 조직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특히, 올해 2월의 세계사회포럼 이후 지역포럼(아시아, 유럽 등)의 형태로 국제연대활동이 활성화되고 지금, 한국의 노동자-민중운동도 민족문제나 통일문제로 투쟁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민중의 생존투쟁과 적극 연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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