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자 부당해촉 계기로 노조결성 나선 우진수 울산문화예술회관 노동조합 위원장


“우리 울산시립예술단원들은 울산시로부터 임금을 받고 공연예술을 생산하고 시민들에게 이를 향유케 하는 노동자다. 따라서 우리가 노조를 설립하고 노동자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고 예술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 노조는 언제 결성되었는가?

지난 9월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집행부를 구성, 19일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며 25일 노조설립신고필증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울산문화예술회관 노조는 우리나라에서 열번째로 합법적인 예술단체 노조로 등록됐다.
조합원은 현재 무용단 전원과 처용 연기팀 중 일부가 참여, 54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합창단과 관현악단은 아직 참여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노조에 참여할지 여부를 이번 안무자 문제 해결을 보고 판단할 것 같다.

□ 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은?

울산시립무용단 안무자 최은희 교수(경성대)를 무리하게 해촉시킨 것으로 시작되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해촉 통보는 임기 1개월 전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데, 문화예술회관측이 임기 만료 이틀 전에 신임 안무자 원필녀씨를 선임함으로써 사실상 내쫓아 버린 것이다.
절차와 원칙이 무시된 채 짐도 싸지 못하고 쫓겨나는 안무자를 보며 우리도 언제든 안무자처럼 해촉(계약해지)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히 일반인들은 예술가들이 노조를 설립했다는 소식에 예술가들이 무슨 노조를 설립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울산시립예술단원들은 울산시로부터 임금을 받고 공연예술을 생산하고 시민들에게 이를 향유케 하는 노동자다.
따라서 우리가 노조를 설립하고 노동자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고 예술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 임금 조건은 어떤가?

단원의 초임(34호봉)은 301,000원으로 어느 회사나 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저임금 구조다.
나머지는 예능등급수당, 공연수당 등 각종 수당으로 초봉의 경우 월 75~80만원 정도 보수를 받고 있다. 그것도 계약기간은 1년이다.
10년 지나도 기본급(24호봉)은 628,000원에 지나지 않는다. 또 부양가족이 있어도 가족수당조차 지급되지 않는다.
이런 임금구조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예술을 창조할 수 있으며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겠는가?
비록 이같은 저임금구조이지만 예술인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묵묵히 울산시립예술단원의 명예를 지키며 활동해 왔다.

□ 근로조건은 어떤가?

관현악단은 오전 근무로 정해져 있지만 무용단의 경우는 항상 대기해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저임금이라는 조건 때문에 예술단 활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오후에 또다른 노동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고 재충전하는데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결국은 시민들이 제대로 된 예술을 향유하는데 지장을 초래하게 만드는 것이다.

□ 노조를 건설하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투쟁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가 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이 안무자 문제인 만큼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임단협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연극단, 합창단, 관현악단이 이번 문제 해결을 보고 조합 가입을 결정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문제의 해결이 노조를 확대하고 안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조합원들이 노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안무자 문제가 발생하고 노조를 만들었는데 자신들이 노동자라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그리고 먼저 노조를 건설한 세종문화회관 노조에서 교육을 했는데 그 교육이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안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과정을 통해 보다 성숙된 의식을 가지게 될 것 같다.

□ 지난 9월 27일(금) 오후 11시 코너에서 시립무용단 노조설립 문제와 관련 울산문화의 현주소와 문화행정의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들이 다루어졌는가?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시립예술단이 시민들의 것이라는데 합의했으며, 시민들을 위한 예술단이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신형우 관장은 “노조설립의 현실을 인정한다”고 전제하고 “시립예술단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들을 위한 노조활동이어야 하며 법테두리 안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명숙 자문위원 역시 “신임 안무자 문제와 관련 운영자문위원회는 객관성 있고 공정성 있게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절차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안일한 행정이 노조설립의 계기가 됐다”며 “순수하게 예술활동을 위한 노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노조는 근본적인 목적에 있어 창의적이고 자주적인 예술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활동해야 하며 행정은 예술단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개정, 예산확보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앞으로 해결과제와 관련 “민간위탁과 전문경영인 영입문제 등을 고려해야 할 단계가 됐으며 전문가들이 회관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영남 기자는 장기적으로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문화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현재 시립극단과 국악관현악단의 창단을 두고 울산시가 고심하고 있는데 시민을 기준으로 한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 시민을 위한 예술을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어떤 것들을 얘기할 수 있는가?

문화예술회관 공연 기획과 홍보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시민들에게 예술단의 공연이 보여지고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 인력들이 충원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전문인력과 회관, 시와의 관계가 상하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공무원들의 업무 방식 때문에 예술단 전문인력들의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부터 개선될 때 시민을 위한 예술이 조금이라도 구현되기 시작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노조를 건설한 이후에 책임진다는 것이 힘들다. 그리고 예술단원들이 과거부터 가지고 있는 개인주의 등이 있는데 이런 습성들이 극복되고 노조와 예술단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노조에서 필요한 것은 투쟁 일변도보다는 예술인으로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조언이 필요하다.
예술단 공연의 경우 4회 정도 정기공연을 제외하고는 무료공연이다. 그런데 기획과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 예술단과 인맥이 닿는 사람들 정도만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시민들이 공연에 함께 할 때 우리 노조도 보다 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예술단 공연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계속 보게 되면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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