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문화민주주의를 위한 2002년 대통령 선거 공약제안 자료집
- '우리는 문화 대통령을 원한다'
<편집자주>
최근 한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문화예산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정국에서 문화예술분야는 여전히 부차적인 관심 분야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예총, 문화연대, 영화인회의 등 17개 문화예술단체들은 10월 15일, "우리는 문화 대통령을 원한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16대 핵심과제와 107대 구체공약을 제안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주에 이어 총 7회에 걸쳐 그 내용을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
총론①, ②
16대 공약 ①, ②
107대 공약 ①, ②, ③
(본지 제665호에서 이어짐)
○ 문화민주주의는 자율성의 원칙이자,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이다
물론 한사코 다른 문화의 유입을 막는 것이 문화 발전을 위해 능사는 아니다. 문화는 서로 교류하는 법이며, 인류의 문명발전은 다양한 문화교류와 이에 따른 문화접변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문화침투를 반대한다고 하여 문화교류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이 교류를 개별 국가나 사회가 자신의 조건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화개방도 사회의 구성원 다수, 특히 문화계의 의사를 배제하고 오직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추진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개방 여부와 방식을 민주적으로 결정할 경우 결코 기피할 일은 아니다. 바로 여기서 문화민주주의 원칙이 나온다.
문화민주주의는 문화적 자율성의 원칙이며,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이다. 지금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문화예술인, 시민, 국민의 합의를 구하지 않은 채 국제교역 전문가들이 밀실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 결과 자유무역은 강화될지 모르지만 갈수록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가치는 위축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효과로서 '한류(韓流)' 현상을 들 수도 있겠지만, 이 한류현상에 깃든 한국의 문화는 과연 무엇인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문화의 견지에서 볼 때 상품교역은 오히려 부차적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를, 우리 자신의 창조성과 규범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성이고, 나아가서 이런 자율성을 사회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문화적 주권을 확보해야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적 공공성을 구축해야 한다. 오늘 신자유주의는 사회의 시장종속, 문화의 경제종속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것은 철저하게 경쟁논리로서 사실은 사회적 자원, 문화적 자원을 소수가 독점하는 길로 이어진다. 문화민주주의, 문화적 공공성의 원칙은 문화의 영역에서, 문화적 과정을 통해 소수의 독점행위가 강화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 이제 우리는 새로운 미래와 대안을 모색할 "문화대통령"을 원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문화정책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강화인가, 문화주권의 수호인가? 문화의 경제종속인가, 문화적 공공성의 강화인가? 그 동안 한국에서 문화는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다. 이 점은 정부의 조직, 예산 편성 등에서 문화가 늘 뒷전으로 밀려온 데서, 그리고 문화가 문화관광부의 소관으로만 인식되어온 데서 바로 확인된다. 하지만 문화란 좁은 의미의 문화예술을 뛰어넘어 교육, 학문, 과학기술, 관광, 주거환경, 도시설계, 체육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과 영역들을 포괄하며, 따라서 현재 문화관광부가 관장하고 있는 영역들을 훨씬 뛰어넘는다. 문화정책은 문화에 대해 그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할 필요가 있다. 문화를 경제에도 정치에도 종속시키지 않고, 인간적 삶의 가치를 드높이는 목적으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설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번 계기를 통해 문화가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문화발전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올바른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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