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ysjung@kdlpnews.org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납치 사실 시인과 함께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의 행동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발표만을 가지고 섣부른 단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견해와 함께 북한의 공식 입장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미국은 항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을 제기해 왔고 럼스펠드는 ‘북한에 핵무기가 2개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며 “미국이 밝힌 내용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교수는 또 “만약 북한이 핵개발은 공식적으로 시인한다면 제네바 합의 이전상태로 북미관계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으며 북일,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의 반응이 나온 후에나 정확한 상황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 유지를 위한 미국의 과장과 왜곡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교수는 이어 “미국이 지난 1월 내놓은 핵폐쇄 보고서에 따르면 핵선제공격이 명시돼 있고 이것은 94년 제네바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은 일방주의 노선을 관철시키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부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이번 발표가 북일 수교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견제구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정화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사실 관계의 확인이 중요”고 전제하고 “기존 남북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했던 일본은 이제 북미관계의 중재자까지 맡음으로써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며 “일본 우파는 북한의 핵개발이 일본 핵개발의 명분을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싫지만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핵문제로 북한에 시비를 걸려고 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이 말리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박교수는 북한의 의도와 관련 “핵문제를 걸어 놓고 포괄적 합의를 도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기 교수는 북일관계가 북미관계보다 앞서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미국이 “일본 보수파의 핵무장론을 자극해 북일관계 개선과 수교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이번 발표가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줄 의도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철기 교수는 “미국이 남한의 대선을 앞두고 보수 강경파가 ‘햇볕정책 무용론’을 펼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집권을 도운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반도는 핵위협의 공포에서 해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북한의 핵 개발 계획 철회”와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포기 선언”을 함께 촉구했다.
[ 108호] 10.21 ~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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