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학내 분규 사태

직업전문학교 제도 미비점 드러나, 허위광고 의혹도


대표적인 문화 관련 직업전문학교의 하나였던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가 파행운영으로 학내분규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분규사태는 근로자직업훈련촉진법 등 법제도에 기반하여 직업훈련을 위해 설립된 직업전문학교 제도가 교육과정이나 수강료 등에 대한 아무런 감독도 받지 않은 채 파행 운영된 데 따른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24일 현재 언론과 학생, 학부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에서는 지난 10월초 학과 폐쇄 등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전체 학생 120여명 가운데 100명이 제적되고, 전임교수 5명 중 3명이 해임돼 8개과 중 7개과의 수업이 중단된 상태다.
학생 쪽은 4년제 사립대학에 버금가는 등록금을 내고도 제대로 된 시설이나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학교측의 교육비 착복 혹은 전용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기 등록금은 250만원 정도다. 학기는 2년 4학기제.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가 연습실이나 녹음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어학연습실, 도서관, 앙상블실 등도 입학 당시 들었던 것보다는 한참 뒤떨어진 시설이라는 게 학생들의 얘기.
반면, 학교 쪽은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학교 쪽이 기존 학과 유지약속을 번복한 학장에 대해 반발한 학생들을 '학교명예실추'를 이유로 제적시키고 관련 교수들은 학생들을 선동했다며 해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학교측은 지난 2001년 2월 신입생 모집 광고에서 '졸업 후 미국 글렌포드 유니버시티에 입학 때 본교 취득학점을 인정받아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허위임이 드러나고 있다. 한겨레는 10월 22일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파행운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노동부가 '이 학교가 학점을 인정받는 기관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쓰고, 학교측의 허위광고의 의혹도 제기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학교 관계자 ㅁ아무개씨도 '학점인정 기관이 아니어서 일반 대학 편입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직업전문학교 감독 부서인 노동부 인적자원개발과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 학교가 노동부 인가를 받은 직업능력개발훈련법인이기는 하지만, 정부로부터 위탁교육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게 아니라 교육생의 자비로 직업훈련을 하는 법인'이라며 '따라서 수강료나 교육내용 등에 대해서는 지도점검의 대상이 아니고 관여할 근거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한 정부가 관여할 근거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행 근로자직업훈련촉진법과 동법 시행령 등을 보면, 정부 위탁훈련기관에 대해서는 3∼6개월마다 교육내용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자비 훈련기관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문화예술계와 문화관련 각급 학교 관계자들은 이 소식을 접한 후 분통을 터트리며,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문화활동가는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현재도 학교 앞에서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진상조사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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