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시위를 당긴 노동법 개악의 대공세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권리는 없다!”
마침내 근로기준법에 정한 최소한의 노동조건마저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노동3권마저 부정하려 하는 총자본의 대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부가 1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7일 국회에 제출한 근로기준법 개악안, 경제특구법안, 공무원조합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실질임금 축소’에 초점 맞춘 노동법 개악
이번 노동법 개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96~97년의 노동법 개악과 비슷하고 또 맥락이 연결되어 있다.
지난 96~97년의 노동법 개악이 주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 등 노동의 유연화를 관철시키는 데 집중되었다면, 지금 추진되는 노동법 개악은 휴가 축소와 무급화로부터 시작하여 실질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길을 열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동조건 후퇴 대공세가 사태의 본질
따라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주5일제 도입’이 아니라 ‘노동조건 후퇴를 강요하는 자본의 대공세’라는 점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주5일제 도입’은 노동법 개악이라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 자체가 ‘삶의 질’ 개선이나 실질노동시간의 단축이라는 주5일제 도입의 애초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그냥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반드시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분명한 판단을 가져야 한다.
비정규직·중소영세·여성 노동자들 일차적 피해
이번에 추진되는 노동법 개악은 일차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 그리고 여성 노동자들에게 그 피해가 집중적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전체 노동자의 56.1%인 20인 미만 업체의 노동자들은 2010년이 되어야 주5일제가 도입되지만, 법 개정으로 인한 실질임금 삭감은 당장 현실의 일이 된다. 유급으로 주어지던 생리휴가를 무급으로 전환함에 따라 70%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타격도 엄청나다.
대공장 정규직 남성 노동자도 자유롭지 못해
그러나 대공장 정규직 남성 노동자들에게도 노동법 개악의 여파가 심각하게 밀어닥칠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본의 대공세는 가히 전면적인 수준에서 계획되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특히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될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주휴를 무급화하고 연월차 휴가를 없앤다는 경제특구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경제특구의 외국 기업과 경쟁하는 일반 기업들이 경쟁력 운운하며 노동조건을 경제특구 수준으로 하향평준화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며, 이는 2차·3차의 노동법 개악 추진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악안에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을 개정 법률에 맞추어 강제적으로 개정하도록 하는 무리수를 굳이 던지는 것도 전면적인 노동조건 하향평준화에 대한 총자본의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할 것이다.
사태의 전개를 꿰뚫어 보고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지 않는다면 그나마 누리고 있던 권리마저 심각하게 빼앗길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노동자가 놓여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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