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DJ정권의 ‘자본에 퍼주기’ 정책, 정신없이 이어져

고용보험·산재보험 보험료율 인하, 기업연금제 도입 추진


임기말 김대중 정권의 친자본적 행태가 너무나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주5일제 도입을 빌미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악안, 경제특구법안, 공무원조합법안 등 3개 노동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1면·6면 참조)한 것 외에도 산재·고용보험료 인하와 기업연금제 도입 등 자본에 대한 퍼주기식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고용보험·산재보험 자본 부담 인하

정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기획예산처가 내놓은 ‘2003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기금운용계획안은 지난 2001년 12월 개악된 기금관리기본법에서 47개 기금운용에 대한 심의권이 각 기금운용위에서 사실상 기획예산처로 이관됨에 따라 160조원에 달하는 기금운용권한을 움켜쥔 기획예산처가 운용계획안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국회에 제출된 기금운용계획안은 누적적립금 증가, 실업률 하락, 산재율 감소 등을 이유로 고용보험료 15%, 산재보험료 9%를 인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실상은 ‘돈이 남아도는 상태’가 결코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고용안정사업을 확대강화하고, 산재급여를 확대하기 위하여 보험재정이 시급히 확대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고용보험의 경우 △5인 미만 고용사업장 적용 내실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고용보험 제한조치 완화 △일용 노동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 △실업 인정제도 확대 등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다.
산재보험의 경우도 △요양급여와 휴업급여 확대 △개인부담 폐지 △장애급여 현실화 △산재승인 확대 등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보험재정 오히려 늘려야 할 판에···

따라서 지금 필요한 일은 보험재정을 늘려 고용보험사업을 확대하고, 산재보험의 급여를 늘리는 일이다. 그런데 기금운용계획안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개혁에는 관심이 없는 까닭에 오히려 보험재정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보험료율 인하가 일방적으로 자본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어 있는 점도 큰 문제다.
정부안대로 될 경우 노동자들은 고용보험료가 0.05% 내릴 뿐이고, 사용자들은 고용보험료 0.2% 인하(3,700억 경감)와 산재보험료 0.14% 인하(2,200억 경감)로 연간 5,900억원의 부담을 덜게 되어 있는 것이다.

퇴직금 대체할 기업연금제 도입 추진

한편 정부는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연금제를 올 11월중 입법해 내년 상반기부터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추진안에 따르면 현행 퇴직금제와 기업연금제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하되, 기업연금제의 경우 기업부담률을 6% 내외(현행 퇴직금 제도의 기업부담률은 8.3%)로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기업부담률 8.3%에서 6%로 대폭 인하

말로는 선택의 여지를 남겨 놓지만 실제로는 법정퇴직금 제도를 기업연금제로 대체하면서 자본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려는 의도인 것이다.

영세·비정규직 노동자에겐 ‘그림의 떡’

기업연금제를 도입할 경우 무엇보다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는 또다른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기업연금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들의 경우에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 등 취약 노동자들에게 기업연금 제도가 거의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법정 퇴직금 제도가 기업복지 차원으로 바뀜에 따라 기업의 규모가 영세한 곳에서는 대부분 누락되고 마는 것이다.

주식 투기장에 맡겨지는 노동자의 노후

기업연금제가 될 경우 문제는 또 있다. 국민연금 등 기존의 연금기금과 마찬가지로 기업연금 또한 주식시장에서 운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의 노후소득은 불안정한 주식 투기장에 그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게 된다. 주식시장이 얼마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곳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민주노총과의 어떤 협의도 없이 11월 입법, 내년 상반기 도입이라는 초고속 추진일정을 일방적으로 내놓고 있는 점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본의 눈치를 살피는 것인가?
임기말 김대중 정권은 자본에 대한 퍼주기식 정책을 끝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사태가 정말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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