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마두동 한국 경진학교 유치부의 꽃잎반(7세반) 교실. 비장애아인 김민아양과 자폐증세가 있는 신미영(가명)양이 퍼즐게임을 하고 있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퍼즐의 빈 그림판을 채워넣는 놀이였다.
“네가 이겼으니까 퍼즐을 채워야지.” 미영이가 퍼즐을 제대로 끼워넣지 못하면 민아가 도와줬다. “미영이가 몸이 불편한데 많이 도와주니?”라고 민아에게 묻자, “미영이가 몸이 불편해요?”하고 되물었다. 정은영(37) 교사가 옆에서 빙그레 웃고 있었다.
미영이와 민아는 오는 18일 운동회 매스게임을 위한 준비도 함께 했다. 꽃잎반에는 15명의 비장애아동과 4명의 장애아동이 함께 어울려 이른바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이들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머리 속에만 있을 뿐이었다.
통합교육을 목표로 97년 설립된 한국 경진학교 유치부는 장애아 부모들보다 비장애아 부모들에게 인기가 더 높은 곳이다. 올해 초 신입생을 모집할 때는 비장애아 정원 40명에 350명이 몰려 8.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경쟁률 11대1에 이르러 해마다 추첨을 통해 신입생들을 가리고 있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했다는 어느 유치원의 이야기는 ‘딴나라’ 이야기였다.
정은영 교사는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인성(人性)교육 효과가 높다”며 “비장애아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 매년 학생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줄을 맞춰 교실로 들어가던 장애아 권동구(7․가명)군이 대열에서 이탈하자 같은 반 친구인 심동근(7)군이 한달음에 뛰어가 권군의 손을 잡고 교실로 이끌었다. 심군은 “사실 동구가 말을 잘 못해 답답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서로 도와준다”고 말했다.
19명이 있는 교실에는 특수교육을 전공한 정 교사와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희정(25) 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교육 내용은 차이가 없다. 이 교사는 “장애아들은 사회적응력을, 비장애아들은 장애아들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것을 각각 배운다”고 말했다.
꽃잎반 김효중(7)군의 어머니 김은영(37)씨는 “장남인 효중이가 너무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몰랐는데 경진학교에 다닌 이후로 동생 둘을 대하는 것이 달라졌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면이 남달라져 교육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애아의 부모들은 이런 통합교육이 상급학교에서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영이 엄마 서미경(36)씨는 “특수학교 다닐 때보다 아이의 표현력과 어휘력이 훨씬 좋아졌다”며 “초등학교부터는 다시 특수학교에 보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장애아와 비장애아 통합교육을 목표로 설립된 유치원은 경진유치원과 인천 자유유치원 등 2곳이며, 비장애아 시설이지만 장애아를 받는 공․사립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116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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