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근무제 연내 입법 무산
삶의 질, 문화사회 위한 새로운 합의 도출해야
주5일근무제의 연내 입법이 끝내 무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5일, '노사양쪽의 의견접근이 어렵고, 노사간 합의 없이 법안처리는 어렵다'며 '국민경제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이므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회의에 계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5일근무제 연내 입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관련 법안 처리는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번 주5일근무제의 입법무산은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노사 양측은 정부입법안에 꾸준히 반대입장을 표명해 왔다. 특히 노동계측은 '명백한 근로기준법 개악기도'라며 총파업 불사로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실제로 5일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등 자동차 3사를 중심으로 전국 139개 사업장 8만2000여명이 파업을 진행했다가 환경노동위의 법안 계류 결정 이후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주5일근무제는 이제 누구라도 그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만큼 시대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정부가 노사 양측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단독 입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했던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1년 7월 국정홍보처가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일근무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 이상이 주5일 근무제 시행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체적인 입법안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다수의 직장에서 주5일근무를 실시하기 이전의 것이어서 실제 주5일근무에 찬성하는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5일근무제의 시행은 삶의 질 향상과 그로 인한 노동생산성 향상을 수반하는 일이다. 이 제도의 시행은 우리사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노동중독의 사회를 치유하는 방법은 노동시간 단축 외에는 없다.
그러나 2년여를 끌면서 진행되어 온 주5일근무제의 입법안이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안이 무리하게 추진되었을 뿐 아니라 재계의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된 입법안이라는 비판 역시 상존한다. 탄력근로제의 활용을 통한 노동유연성의 확대, 생리휴가 및 연월차 휴가의 축소 및 무급화 등은 주5일근무제가 삶의 질을 위한 입법이라는 취지 자체를 무색케 한다. 더군다나 중소규모 사업장의 시행시기 유예는 과반수에 이르는 노동자들을 주5일근무제에서 소외시켜 사회적 위화감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5일근무제는 그 근본 취지를 살려 노동조건의 개악 없이, 실질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윤택하게, 문화사회로 가는 길목을 닦을 수 있도록 준비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주5일근무제의 재논의는 이러한 바탕 위에서 새롭게 진행되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노동자들의 삶의 질,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볼모로 한 논의와 싸움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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