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부 5년동안 악법개폐의 평가와 진단

민변 '악법개폐·개혁입법 심포지움' 열어...

11월 1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2002년 대선을 맞이하여 김대중 정권 5년동안의 악법개폐 현황에 대한 평가, 정리 및 차기 정부의 과제 등을 정리하는 '악법개폐·개혁입법 심포지움'을 개최하였다. 오늘 심포지움에서는 국가보안법·선거법·노동관계법·정보통신관계법·반부패관련법 등 한국사회의 민주화 달성과 기본적 인권의 옹호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법률들이 다루어졌다. 민변 최병모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재 한국사회에서 인권의 차원에서 심각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법률들을 분석하고, 이 법률들의 적절한 개정방향 등을 밝히고자 이 행사를 준비했다"며 그 취지에 대해서 말했다.

오늘 심포지움은 크게 3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제 1세션에서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라는 주제아래, ▲ 노동관계법 ▲ 여성관계법 ▲ 지방자치제도 관련법 ▲ 정보통신관계법이 다루어졌다. 제 2세션에서는 한국사회의 쟁점이라는 주제아래, ▲ 국가보안법 ▲ 보안관찰법 ▲ 국가정보원법 ▲ 남북관계법 ▲ 주한미군지위협정 중 형사재판권 관련 규정 ▲ 정치관계법 ▲ 형사절차 관련법이 다루어 졌다. 마지막으로 제 3세션에서는 ▲ 개혁적법률 ▲ 반부패 관련법 ▲ 서민생활 관련 법제 ▲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 다루어졌다.

최근 사회적으로 많이 부각되었던 법률들을 살펴본다.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개정 절실
노동관계법의 발제자로 나온 김도형변호사는 ▲ 근로기준법 ▲ 노동조합 및노동계 조정법 ▲ 근로자파견법의 폐지와 작업안정법 ▲ 이주노동자 관련법 등 4가지 법률안에 대한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

근로기준법에 대해서 김도형 변호사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최장의 근로시간 (연간 2400시간)에 시달리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으로인해 여러 가지 산업재해에 혹사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근로자들의 인간적인 생활 보장을 위하여 근로시간의 단축은 최우선의 과제임을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의 주요 개정방향에 대해서 김도형 변호사는 ① 고용 형태의 다양화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와 관련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균등처우 규정 개정, 특수직 근로자 등 다양화된 고용형태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로자 및 사용자 개념의 재정의, 기간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의 신설, 폭증하는 단시간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의 신설, ② 기업의 변동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련된 규정의 신설, ③ 장시간 근로에서 해방되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에 관련된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및노동계조정과 관련된 법률에 대해서는 현 노조법에 실제로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구체화하고 현실화 하기보다는 오히려 노동쟁의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고, 쟁의행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제한하며, 노사자체에 맡겨야 할 사항까지 법률로 제한함으로써 노동3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정방향에 대해서, 우선 지나치게 협소한 노동쟁의 정의규정을 변경하여야 하고, 쟁의행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면서 불필요하게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쟁의행위 기본원칙·지도·지원 제한 규정 등을 삭제하고, 쟁의행위기간 중 임금지급 금지에 관한 규정도 삭제하며, 조정전치 및 강제·일방중재 규정을 삭제하고, 필수공익사업 제도는 폐지하되 그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공익사업의 범위만을 정하여 쟁의예고와 제한된 범위의 긴급조정 규정만 적용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무원의 노조 결성·가입권을 제한하는 노조법 규정과 집단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 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사립학교법의 규정은 삭제하고, 교원노조나 공무원 직장협의회에 관한 특별법을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법률에 대해서는, 기존의 외국인 인력 정책은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침해를 댓가로 일부사용자의 초과이득에 기여해 왔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 사용자가 근로조건을 악화·강제근로를 시키고, 따라서 사업장 이탈이 일어나 불법체류자를 양산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산업연수생 제도의 폐지 및 합법적인 노동허가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관계법 -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행동의 자유 등 민주주의 근본적 위협" 가능성 비판
정보통신관계법 관련 발제자로 나온 이은우 변호사는, "최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감시시스템이 급속도로 발달하여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심각히 침해받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CCTV, 생체인식, 스마트카드, 위치인식, 유전자 감시, 컴퓨터 이용감시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은우 변호사는, "국가와 민간의 감시활동으로 프라이버시나 인격권의 침해 뿐만 아니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행동의 자유가 침해되고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경고하고, "이에 따라 국가와 민간의 감시활동에 대하여 통제할 수 있는 3권분립적인 독립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등록제 개선, 전자정부 추진시 개인정보보호,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의 개정, 노동감시에 관한 규제입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주요 개선방향에 대해서 10가지로 정리하였는데, ▲ 독립적인 프라이버시 위원회의 도입 ▲ 주민등록제도 폐지 및 생체인식·위치추적 법률 폐지 ▲ 노동감시규제법률 제정 ▲ 통신비밀보호법 관련 긴급감청제도 폐지 및 영장주의도입 ▲ 전자정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 전기통신사업법 53조 개정안 전면 폐지 ▲ 내용등급제 필터링 관련 법률 폐지 ▲ 국가기관에 의한 검열인 등급 분류제 폐지 ▲ 지적재산권의 사회 공유 재산화 및 공적이용의 확대 ▲ 공개소프트웨어 및 저작권 기증제 확대 등이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의 현황과 문제점의 발제자로 나온 백승헌 변호사는, "현행 국가보안법은 제정당시의 내용에서 실질적인 개선 없이 50년 이상 유지되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법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점에 더하여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목적으로 심히 남용, 오용되어 인권탄압의 도구로 이용되어 왔다"고 비판했다.

백승헌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에 대해서 "국가보안법은 우리나라의 최고규범인 헌법의 평화통일추구 조항를 위배하고 평등의 원칙을 침해하는 등 위헌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다른 법률과의 상충성(1991년 맺어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의 남북공동선언, 남북교류협력법 등)과 중복성(국가보안법 제3조의 반국가단체--87내란, 114조 범죄단체구성, 목적수행-- 형법상 죄의 가중처벌, 5조 지원금품수수--4조의 형에 대한 공범, 잠입탈출--92외환, 98간첩, 예비음모) 등으로 인하여 그 상당성도 상실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이미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가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헌 변호사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국가보안법의 점진적 폐지를 한국 정부에 권고하였으며, 그후 유엔인권위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1995년 11월 재차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하였던 바 있다"고 밝히고, "1998년 말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이미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이 유엔의 인권규약(자유권규약--B규약 19조)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하고 우리 정부에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국제적 규범 차원에서도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의문사법 조사권한 강화 및 조사기간제한 삭제 필요
군사쿠테타 및 독재시대 등 권위주의적인 통치체제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은 부분에서 기본적인 권리들을 침해받았다. 권위주의체제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민중들이 투쟁했고 그 가운데 많은 열사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에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인해 사망하였다는 의심이 드는 많은 죽음이 있었지만,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공권력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사로 처리되는 사건들이 많았다. 1997년 말 민족민주열사의 추모단체들과 유가족 단체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운동을 꾸준하게 벌였으며 2000년 1월 15일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 (이하 의문사법)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의문사법은 조사권한과 조사기간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의문사법 관련 발제자로 나온 윤기원변호사는 조사권한에 대해서, "현행 법률은 위원회가 의문사 사건을 조사함에 있어 강제력에 의하지 아니하고 당사자의 협조와 동의를 전제로 하는 임의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강제수사를 하지 못하고 임의조사의 형식으로만 조사하여 온 위원회는 관련기관과 관계자의 비협조로 진실에의 접근에 많은 한계가 있어 30건의 의문사 사건의 지상이 밝혀지지 않아 진상규명 불능의 결정을 받았다"고 지적하고, "조사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으로는 위원회 내부에 특별검사를 두고 위원회 소속 특별검사는 검사가 될 자격이 있는 위원 중에서 임명하여 강제조사에 있어서 검사와 동일한 권한을 행사하되 위원회의 위원으로서 회의결과에 따르게 하고, 조사관은 위원회의 직원으로서 사법경찰관리와 군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기원 변호사는 조사기간에 대해서, "의문사 사건은 증거의 일실, 관계자의 비협조로 진상이 규명되기가 매우 어려운 사건이므로 조사기간을 둔다면 지상을 규명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고 비판하고, "조사기간을 규정하지 않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조사기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늘 발제된 내용의 요약문들은 다음 주소에서 받아볼 수 있다.
http://cham.jinbo.net/maybbs/pds/minbyun/free/보도자료요약문.hwp
태그

민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우혁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