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산추련 월례토론회, ‘과로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노동시간 단축, 근무형태 개선 등 사회적 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지난 10월 31일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공동대표 이종선 박영규)은 ‘노동자 위협하는 과로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월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정양수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자문위원(새날한의원 원장)의 강연과 질의응답 및 토론으로 진행되었다.이날 강연내용을 비롯하여 질의응답 및 토론된 내용을 요약해 본다.
과로사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90년에 처음으로 언론에 과로사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93년 5월 처음으로 노동부 뇌심혈관질환의 업무상 질병인정 기준에 업무상 과부하(과로)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업무수행 중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업무수행 중이 아니라도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히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과로사로 인정하고 있다.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자살 및 천식발작으로 인한 사망도 과로사로 본다.
업무상 재해 판정에 있어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기준에 입각해 획일적인 행정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서 기각되었지만 행정 소송을 통해 승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과로사의 원인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뇌혈관 및 심장질환 사망자수가 IMF 이후 계속 늘어가고 있다. 2000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2,282명 중 493명이 뇌심혈관계 질환(21.6%)으로 사망했다. 이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는 직업병에 의한 사망자 865명 중 53%를 차지한다.
과로사의 개인적인 원인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나 생활습관들이지만, 과로사를 유발하는 위험요인들은 노동현실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위험 요인으로 먼저 교대근무를 꼽을 수 있다. 교대근무는 장시간 노동과 노동강도 강화, 수면부족·생리적 리듬의 혼란, 사회적·가정생활의 지장을 초래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심리적·신체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그 외 너무 덥거나 추운 작업환경, 소음작업장, 업무 요구도가 너무 높거나 재량권이 적을 경우 발생하는 직장 스트레스, 몸에 이상 신호를 느껴도 계속되는 업무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근무 현실 등도 과로사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들이다.
따라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과로사의 위험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로사에 대한 입증 책임은?
현재 법원의 판례는 원칙적으로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업무상 과로를 했다는 사실, 즉 발병 또는 사망한 것이 업무상 과로에 의한 것이라는 상호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의학적 지식이 필요한 질환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입증의 책임을 근로복지공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로사 예방을 위해서는?
장시간 잔업이나 휴일 없는 노동, 심야 노동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며, 교대작업의 경우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위험·위해 작업 등은 작업시간의 단축, 작업 중 휴식시간의 확보 등을 통해 최소한 작업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다.
과로사는 과중한 노동과 노동강도 강화 등 산업구조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산 제일주의, 성장 우선주의를 극복하고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시해야 한다.
과로사는 개인적인 질환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질의응답 및 토론
노동부 통계로도 올해 산재 사망자 중 과로사로 인한 사망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지난해보다도 12%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IMF 이후 노동조건이 악화되며 바로 옆의 동료가 과로사로 쓰러지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어서인지 참석자들은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과로사 문제뿐 아니라 산재 환자들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없는 현실의 문제점들도 함께 지적되었다.
또한 98년부터 한방 산재가 인정되었지만 한방치료를 받고 싶어도 비급여 부분이 높아 실제로 산재 환자들이 치료받기 어렵고, 완치되지 않았음에도 치료를 강제 종결당하거나, 해직 등 고용 불안을 느끼며 끝까지 치료받지 못하고 성치 않은 몸으로 다시 복귀해야만 하는 현실적 어려움들이 토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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