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노동자의 힘 회원)
지난 10월18일 이탈리아의 좌파노총인 CGIL이 독자적인 총파업을 조직했다. 이번 총파업은 우파노총인 CISL과 UIL이 불참했지만, 지난 3월의 노동법개악 반대투쟁과 4월의 총파업에 이어, 이탈리아 정치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언론과 자본은 총파업을 폄하하려는 이데올로기 공작을 멈추지 않지만 총파업은 성공적이었다.
전국적으로 120개 도시에서 200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위가 벌어졌다. 자본측은 30%의 노동자만이 파업에 가담했다고 주장하지만, 이탈리아 전력국(ENEL)은 파업일에 에너지 소비가 58%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0% 이상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북부 공업중심지인 밀라노에서는 25만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의 숫자가 CGIL 전체조합원의 숫자를 초과한다는 점이다. 많은 공장에서 지난번 파업보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운송부문에 대한 타격은 막대했다. 항공은 85%, 철도는 80%가 마비되었다. 병원과 공무원노조의 참여율도 높았다. 이 외에도 전국의 시위에는 CISL 깃발을 들고 참가한 노동자들도 적지 않았고, 구공산 계열인 민주사회당(DS)의 일반 당원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CGIL은 이번 파업을 통해 고립되기는 커녕, 새로운 반정부투쟁의 구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성공은 낡은 노사정 합의주의의 종말을 상징한다. 특히 중도좌파 올리브나무 동맹하에서 이 합의주의를 통해 지난 20여년간 연이은 양보를 강요당했던 노동자들이 투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리브동맹의 정치적 패배와 베를루스코니 우파정부의 등장은 새로운 계급투쟁 국면의 도래를 의미했다. 우파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노동자계급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으며, 이는 작년에 비해 파업숫자가 5배가 증가했다는 사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우파정부는 CISL과 UIL의 관료적 지도부를 포섭하여, "이탈리아를 위한 협약"(Patto per l'Italia)에 서명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마하려 했지만, 오히려 배제당한 CGIL은 투쟁의 구심점이 되었다.
또한 지난 90년대 우경화한 DS도 정치적으로 분열하여 그 내부에 좌파가 형성되고 있다. 비록 CGIL 자체는 여전히 중도좌파의 끈을 단절하지 못하고 있지만, 퇴임한 코페라티 사무총장은 DS내에서 반대파의 구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각에서는 좌우에서 압박당하고 있는 DS가 분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상 또한 나오고 있다.
투린에서 열린 시위에서 새로운 CGIL 위원장에 취임한 주글리엘모 에피파니는 페렌체에서 모두 다시 만자나고 제안했다. 피렌체에서는 11월초에 유럽사회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최근 이탈리아 상황은 청년과 노동자계급의 급진화로 특징지워지며, 이를 이끄는 것은 각각 CGIL과 PRC(재건공산당)이다. PRC는 반지구화운동에 당의 활동을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총파업 조직화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튜린집회에서 베르티노티는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
현재 이탈리아의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정리해고에 관한 노동법 18조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예산안 문제를 둘러싼 투쟁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피아트 자동차는 수천명의 노동자를 해고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에서 계급투쟁의 발전과 이에 상응한 주체적 정세변화는 한국의 노동자계급운동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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