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갯벌과 간척사업②]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6가지 이유

[문화사회 편집자주]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환경친화적으로 갯벌을 이용하자는 많은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이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문화사회>에서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자는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갯벌보전팀장의 글 "새만금 갯벌과 간척사업"을 필자의 동의 하에 4차례에 걸쳐 연재하는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1. 속임수와 무지에서부터 출발한 새만금 간척사업
2. 새만금 갯벌의 중요성
3.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6가지 이유
4. 안전한 해산물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식량창고, 새만금 갯벌!
5. 새만금 간척사업과 신자유주의적 농업 구조조정, 그리고 전라북도 소농의 운명
6. 우리공동의 미래, 새만금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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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6가지 이유

<1> 갯벌 파괴, 수질, 경제성 등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이 지적해온 문제들에 대해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소중한 생태계인 새만금 갯벌의 훼손을 지적하며 전문가와 해양수산부가 사업에 반대해 왔고, 간척 호수의 수질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환경부 모두 비관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경제학자들은 이 사업의 비경제성을 강력히 거론하고 있다.

지난 1999년 5월부터 1년 3개월간 진행된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은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전문가간의 찬반의견이 얼마나 팽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조사단 구성과 운영은 공정한 결과를 도출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편파적이었고, 새만금사업 강행을 위한 억지논리가 난무했다. 결국 사업강행을 위해 합의되지도 않은 최종보고서가 허위 작성되어 총리실에 제출되면서 새만금사업에 대한 사회적인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고,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뚜렷한 대책도 제시하지 못한 채, 지난 5월 25일 사업 추진방침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소위 '순차개발안'은 도리어 사업의 경제성만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일 뿐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사업의 강행방침부터 결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압도적인 다수의 국민들이 사업 강행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국민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 국민의 66.3%가 새만금 간척사업에 반대하고 있으며, 국민의 83%가 지금 강행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갯벌 매립이 대규모 환경파괴를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국 국민의 70.6%가 공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가구 당 50만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할 사업이 이처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3> 아직도 5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다.

사업 추진측은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로 이미 1조 1,38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이 사업의 총비용은 5조 9,530억원에 달할 것이며, 이른바 순차개발안이 채택될 경우 예산은 이보다 더 증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업은 아직도 약 5조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사업이다.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시점에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사업을 최종 결정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4> 쌀 과잉공급 구조와 간척사업

지난 2001년 5월 25일 정부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새만금사업을 강행한 후, 불과 100일만에 쌀재고 누적과 2004년 쌀수입 개방 확대를 위해 쌀증산 정책을 포기하였다.

쌀 공급 과잉사태에 대해 농림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쌀 소비량의 감소와 향후 쌀 수입 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량 증가를 감안할 때, 이미 쌀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80년대 이후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조성된 간척지가 조만간 큰 쌀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농림부가 쌀 공급 과잉을 일시적인 문제로 호도하는 것은 사태를 방조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쌀 공급 과잉과 간척사업 추진의 모순을 감추려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지난 4월 18일, 농림부는 쌀문제 해결대책으로 쌀 재배면적 108만3000ha를 2005년까지 95만3000ha로 무려 13만ha(12%)를 축소하기로 결정하였다. 매우 적극적인 감산정책을 의미하는 농림부의 농지축소 계획은 현재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간척(예상 간척지 28,000ha), 화옹간척(4,482ha), 시화간척(3,700ha)을 모두 합한 36,182ha의 3.6배나 되고 있어, 더 이상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의 간척사업 추진명분은 전혀 없다.


이상과 같이 대규모 간척농지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판단 하에 한국정부는 새만금과 서산농장과 같은 대규모 간척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새만금 간척지를 산업용지로 할 경우 29조원(농지로 할 때 6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증가와 시화호와 같이 극심한 수질오염을 피할 수 없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받아들여 정부는 이미 산업단지를 불허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공단 분양율이 50%를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대규모 산업용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막대한 국민세금 낭비는 물론 정부가 주장하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지난 98년 동아건설이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하려 할 때 농림부는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 해 줄 경우 타 간척지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일관된 주장으로 용도변경을 거부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농림부가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하려는 것은 개발차익을 노린 동아건설의 땅투기와 다를 바 없다. 당시 농림부는 김포매립지가 입지조건이 좋아, 농업 생산성도 높고, 수출경쟁력도 있어 경제성이 높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데 불과 3년만에 수익성이 없어 김포매립지를 농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조변석개(朝變夕改)한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지난 2001년 2월 정부의 시화호 담수계획 포기발표 후, 시화지역은 농지조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쌀 재고 문제가 커지고 2004년 쌀 수입 전면개방이 구체화되자 더 이상의 간척사업이 불가능해질 것을 염려한 농업기반공사는 시화, 화옹지역 간척사업을 불법으로 강행하는 등 간척사업을 더욱 서두르기 시작하였다.


한편에서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을 주도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가 다른 한편으로는 인근 시화, 화옹지역에서 대규모 농지조성을 서두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수십년 동안 진행되는 대규모 간척사업을 통해 막대한 국민 세금과 확보된 간척농지를 용도변경시켜 거대한 차익을 노리는 땅장사, 농업기반공사의 조직유지 논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한 까닭에 농업기반공사는 농지가 더 이상 필요 없고, 농민이 퇴출되는 위기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불필요한 농지를 조성하면서, 혹시나 쌀증산정책 포기로 간척농지 확보가 어려워질까 하여 불법공사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심보로 시화호를 두 번 죽이고, 화옹·새만금 갯벌을 모두 죽이고 있는 것이다.


<5> 전라북도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해당지역인 전라북도 주민들은 개발의 혜택을 보기는커녕, 각종 규제에 옴짝달싹 할 수가 없게 된다.

이 사업으로 전라북도 주민들이 얻는 것은 농민 14,000명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비농업인구 7,000명, 국무총리실 자료) 그러나 새만금 간척호수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을 살펴보면, 전주권 일대의 그린벨트 7천만 평을 계속 규제지역으로 묶어두고 전라북도 거의 전지역의 모든 축산농가를 규제 대상으로 관리하고 축산두수를 감소시켜야 한다. 농사에 투입되는 비료의 양도 30퍼센트 이상 감축시켜야 하며 오염총량관리제를 시행해 산업시설의 확장을 막아야 한다. 현재 새만금 지역에서 살고 있는 22,000여 어민들이 생계를 잃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정부 대책으로 발표된 이러한 규제 내용이 정작 전북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채 지금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결국 주민들의 고통과 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6> 정부의 추진결정 과정에 대해 절차상의 문제점마저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의 강행방침 발표는 정부 스스로가 약속한 절차를 어기고 공문서 허위작성까지 동원해 무리하게 추진되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과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새만금평가회의'의 위원들은, 국무조정실이 평가위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음을 증언하고 있다. 더구나 사업추진 방침을 발표하던 5월 25일 '물관리정책민간위원회'와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장관회의)에 제출된 새만금평가회의의 결론문서 내용은 명백하게 허위 작성되어 있었다.

평가회의는 김대중 대통령이 이 사업의 추진여부를 결단해야 한다고 결론문서를 작성하고 공식 확인하였으나, 이날 회의에서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었던 한국정부는 평가회의가 대통령이 아닌 정부가 결정할 것을 건의했다고 회의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강행결정은 무효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위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이뤄지고 설득력 있는 해결책이 제시되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


장지영(환경운동연합 갯벌보존팀장 jangj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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