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VS 정책 ⑤무상의료 5개년 계획]무상의료는 가능하다

왜 무상의료인가

이진규/민주노동당 보건의료공약개발팀
건강할 권리는 헌법 조문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계급간 건강수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고, 빈곤과 질병의 악순환은 끊임없이 노동자, 민중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IMF 이후 소득 불평등의 심화는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

더욱이 건강 문제가 구조적 모순에 기인할 뿐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하며, 가족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국가 개입의 핵심 내용이 바로 무상의료다.


무상의료 실현, 가능한 이야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무상의료의 실현이 가능할까. 거두절미하고, 돈 이야기를 해보자. 2001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18조~19조원 수준이다. 이중 공단이 부담한 금액이 약 14조원이고, 본인부담금이 약 4~5조원에 이른다.

전체 의료비 부담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직접 지불하는 비용, 즉 급여율이 약 50%이므로 공단 부담액 14조원에 이르는 재원만 마련된다면 2001년 기준으로 전국민 무상의료가 가능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여기에는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MRI, 초음파, 병실차액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그렇다면 14조원의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국가와 자본의 부담 확대를 통한 재원 마련이 기본 원칙이다. 구체적 재원조성 방안은 첫째, 부유세의 세수를 활용한 재원조달이다. 이미 당에서는 예상되는 부유세 세수 11조원 중 7조원을 무상의료실현에 활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집권을 가정하면, 7조원은 이미 주머니 돈이다.

둘째,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와 사용자 부담의 확대를 통한 건강보험 재원확충이다. 현재 보험료는 직장인과 사용자가 반반씩 나누어 부담하고 있고, 지역의 경우 국가가 반을 부담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담비율을 노동자와 지역가입자의 부담액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한 상태에서 사용자와 국가의 부담을 70%로 확대하면, 일반 국민들의 추가부담 없이 약 3조원의 추가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부유세와 건강보험료 두 가지 방안을 통하여 10조원을 조성했다. 이제 남은 3조원은 어디서 끌어올 것인가. 투명한 소득파악을 전제로 보험료 징수체계를 누진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그 다음의 대안이다. 장기적으로는 누진적 조세방식으로의 전환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재로서 구체적 금액을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투명한 소득파악이 전제되고, 보험료를 소득비례로 누진적으로 부과하게 되면 징수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부족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무상의료 실시를 위해 보험료를 조금만 더 부담하자고 국민들을 설득하자. 단,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전제돼야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며, 방법은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강화가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다.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5개년 계획

이제 무상의료 실현의 구체적 방법을 이야기 해보자. 전체 국민을 △건강취약계층(의료급여대상자, 취학전 어린이, 임산부) △65세 이상 노인과 소득(또는 보험료) 기준 차상위 계층(하위 30% 국민) △건강취약계층·노인·차상취계층을 제외한 국민 등 세 군으로 분류하고, 건강취약계층에 대하여는 입원·외래에 대한 전면적인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입원진료는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하여 상한금액을 단계적 인하하며, 외래에 대하여는 본인부담 비율을 연차별로 인하하자는 것이다(표).

‘우리사회에서 무상의료의 실현이 가능한가’라고 누군가에게 묻는다면, 대부분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정치이며, 더 정확하게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힘이다. 그 힘이 우리 눈앞에 구체적 실체로 현실화되는 그 때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112호] 11.18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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