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VS 정책 ⑤무상의료 5개년 계획]재원마련은 충분하다

반론을 반론한다

임준/민주노동당 보건의료공약개발팀
무상의료에 대한 반론은 크게 현실 가능성에 대한 비판과 의료이용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으로 나뉜다. 현실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다시 재원마련의 비현실성과 자본측의 조세저항에 대한 우려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 하나를 따져보면 이러한 반론이 결코 무상의료의 실현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장벽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재원마련이 불가능하다”

대체적인 분석에 의하면 무상의료의 실현을 위해 약 13조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상의료가 정책 수단이 없는 공허한 대안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평화군축을 통해 국방비예산이 대폭 줄어들고, 부유세가 신설된다면 재원 마련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또한 보험료에 대한 자본측의 부담비율을 현행 50%에서 70~80%로 상향조정한다면 노동자, 민중의 추가 부담없이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다.


◆ “재원조달 과정에서 (준)조세저항에 직면할 것”

건강보험은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재분배의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조세의 누진적 성격이 취약하여 소득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달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선진외국은 사회보험료가 조세에 준하여 부과하고 있고, 자본측 부담을 80% 이상까지 올리는 등 개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보험료의 자본측 부담 또한 노동자의 임금의 일부분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측의 반발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다.


◆ “의료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

논리는 간단하다. 무상의료가 되면 공짜라는 심리 때문에 의료이용의 남발이 이루어지게 되고 의료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하지만, 실내용은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단견이다. 미용수술 등과 같이 비필수 진료가 아닌 한 아무리 간단한 진료라도 경제적 장벽으로 의료를 이용하지 못하면 더 큰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장벽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더 큰 위험과 비용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의료이용의 유인력이 환자에게 있지 않고 주로 의료인에게 있음이 오래 전에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에 의료제공자가 아닌 환자에게 ‘도덕적 해이’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부 선진외국에서 외래진료에서 일부 본인부담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을 확대 해석하여 “외국은 본인부담을 늘리는데 우리는 줄이려 한다”는 주장 또한 현실을 왜곡하는 이야기다.

도입의 타당성을 떠나 전체적으로 무상의료가 실현된 상황에서 일부 외래 진료에 대하여 한정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우리처럼 진료비의 절반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인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틀린 이야기다. 정말 선진외국과 같은 논리를 펼치려면 일단 무상의료를 실현해야 한다.
[ 112호] 11.18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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