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준/민주노동당 보건의료공약개발팀
서구사회에서 국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무상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최초의 예로 1948년 7월 5일 탄생한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HS : National Health Service)를 들 수 있다.
영국의 모든 국민은 의사로부터 보건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료가 아닌 예외의 경우도 있다. 처방전을 받아 약을 구입할 때, 치과치료를 받을 때, 안경처방전을 받기 위해 시력검사를 받을 때에 일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민간병원을 이용할 때와 외국인방문객의 비응급진료를 받을 때에도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OECD 주요국가들에서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는 주로 치과 및 약제부문에서 많다. 국가별로 급여범위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네덜란드 등에서는 인공유방이나 의족 등에 대한 급여를, 스위스의 경우에도 대체의학적 치료에 대한 급여 등도 제공하고 있으며, 안경이나 보청기, 온천치료 등도 많은 나라에서 급여범위에 포함된다.
전체 보건의료지출 중 환자본인에 의한 직접적인 부담비율(이하 본인부담율)이 가장 낮은 나라들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으로 10% 내외의 본인부담율을 보이고 있으며 거의 무상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럽국가들 중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본인부담율이 2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포르투갈의 경우 1995년 자료이기는 하나 본인부담율이 44.6%로 유럽국가들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 중 본인이 직접 부담한 몫은 1999년 현재 43.8%에 이르러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데, 이는 저소득층에서 의료에 대한 접근성에 제약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할 정도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도시가계조사자료를 분석해보면 가장 낮은 월소득(75만7천7백95원)을 가진 1분위 가구평균이 4만6천6백87원인 반면, 가장 높은 월소득(6백65만4천4백28원)을 가진 10분위 가구평균이 12만5천34원으로 2.7배에 달한다.
이러한 결과는 보건의료 필요정도가 소득10분위별로 차이가 없고, 의료급여대상가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가장 낮은 월소득을 가진 1분위 가구가 10분위 가구에 비해 2.7~2.9배 낮은 의료이용을 보인다고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소득 대비 보건의료지출비를 비교해보면, 10분위에 있는 고소득층(1.9%)에 비해 1분위의 저소득층(6.2%)의 부담은 3배 이상 더 큼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본인부담제도가 저소득층이나 의료필요자의 의료이용을 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의 경우 1차의료 및 입원진료 등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의 경우 본인부담율을 낮게 하고,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8세미만 인구나 저소득층, 노인, 만성질환자 및 장애자 등에 대한 본인부담면제 및 감면,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등을 통해 의료이용의 접근성에 제한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본인부담액에 대한 세제혜택 또한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도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112호] 11.18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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