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 '출산율 높이기' 정책 보니

지난해 한국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 2.1명, 프랑스의 1.9명 등 이른바 선진국보다 낮다. 지난달 30일 한국여성개발원이 마련한 여성정책포럼 ‘출산율 1.30 진단과 대안’에서는 저출산의 부작용과 대책이 논의됐다. 결혼연령 상승, 미혼인구 증가, 가족 가치 변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 따른 출산․육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한 저출산은 급속한 인구노령화, 생산활동인구 감소, 노인부양비 등 사회보장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이날 포럼에서는 출산수당이나 아동수당제도 도입, 보육서비스와 육아휴직제도의 보완 및 확대 등 출산․육아 여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모성보호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모성보호 정책과 친가족적인 정책으로 출산율 제고에 힘쓰고 있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사례를 살펴본다.

“기업의 친가족정책은 비용이 아니다. 사내 인력이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더 큰 손실이다. 우리가 단순히 사람을 좋아해서 이런 정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인력이 경쟁력이다. 친가족정책으로 인력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 않고 계속 근무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이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정보기술업체 ‘소프트웨어 디자인 앤 매니지먼트’(sd&m)의 베를린 지사장 베르너 시몬스마이어의 말이다. 이 기업은 친가족적인 기업정책으로 유명하다. 사원이 400명인 뮌헨 본사는 뮌헨시가 경비의 60%를 지원하는 사내 보육시설을 두고 현재 3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뮌헨을 비롯한 전국 7개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 중 자녀를 가지고 있는 직원은 모두 171명인데 이들 중 현재 20명이 육아휴직 중이고, 40명이 파트 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기업에서 ‘파트 타임’이란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이 육아나 가정상의 문제로 일정 기간 동안만 시간제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제로 일을 하다 전일제로 바꾸고 싶으면 언제든 바꿀 수 있으며 시간제로 일하는 동안에도 상여금 등 복지제도는 시간비율로 적용받는다. 이 외에도 근무 하고 싶은 지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유, 출퇴근시간 선택제도,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에 대한 기술적 지원, 회사 행사에 대한 가족들의 참여 유도 등을 통해 가정과 직장이 양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

지난 95년 매출액 3900만유로였던 이 기업은 지난해 1억3800만유로의 매출을 기록해 6년 동안 250% 이상 성장했다. 시몬스마이어는 “친가족정책을 적극적으로 쓰고도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이것이 비용이 아니라 이익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2년 전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친가족적 기업으로 표창을 받은 이 기업은 지난해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회사’와 ‘근무조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최근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사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에서 1000개의 기업 중 2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독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의 중요한 정책 목표 중의 하나는 ‘가정과 직장이 양립 가능한 정책 수립’이다. 토마스 메트커 가족정책과장은 “가정과 직장이 양립 가능한 정책을 통해 여성 인력의 사회진출과 남성의 가사 분담을 지원할 뿐 아니라 낮은 출산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친가족적 정책은 한국의 육아휴직제도에 해당하는 ‘부모휴가제도’와 탄력적인 근무제도이다.

산전후 휴가 14주가 끝나면 자녀당 최대 3년까지 부모 모두 월급의 24%를 받으면서 부모휴가를 쓸 수 있다. 또 부모휴가 기간인 3년 중 1년은 자녀가 8살 되기 전까지는 쓸 수 있다. 육아휴직 뒤 직장의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은 법으로 보장받는다.

출산휴가 동안에는 월급 이외에도 정부로부터 매일 약 1만7000원(13유로)의 출산수당을 받는다. 정부는 또 3명의 자녀까지 모든 자녀가 18살이 될 때까지는 자녀 각각에게 가족수당(매달 약 20만원)을 지급하며 4번째 자녀는 더 높은 수당을 받는다.

탄력적 근무제도란 자녀가 3살이 될 때까지는 정규직이 차별받지 않는 조건으로 시간제로 전환할 수 있고 또 일일 근무시간 역시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그 외에도 독일 정부는 재택근무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매년 친가족적인 기업을 표창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출산휴가는 22주이며, 육아휴직은 월급의 30%를 받으면서 부부 각각은 6개월씩, 둘이 합쳐서는 11개월을 쓸 수 있다.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주정부는 매 자녀당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3번째 아이부터는 크게 높은 수당을 지급하고, 미혼모는 첫번째 자녀부터 높은 가족수당을 받는다. 남녀평등및기회균등국가위원회 마리나 마우로 피아차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 출산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탈리아의 경우는 반대”라면서 “이는 여성이 경제자립도가 마련돼야 아이도 낳고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그는 “여성 인력의 사회진출을 돕고 취업 여성의 가정 병행을 지원하는 것이 간접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3살부터 6살까지 아이의 90%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0살부터 3살까지의 영아를 맡는 탁아소 보육율이 6%에 불과해 정부는 이를 30%까지 늘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는 현재 10%에 이르고 있는 시간제 노동과 일자리나누기(워크셰어링) 등 탄력적인 근무형태를 늘리는 방안도 적극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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