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해복투 ‘청산 합의 무효화’ 투쟁 돌입
휘발유 끼얹으며 농성천막설치 ― “이 싸움에 죽을 각오 돼 있다!”
▲19일 오후 6시경 현대중공업 정문 맞은편에서 경찰병력이 현중해복투의 농성천막 설치를 저지하려고 하자, 설남종 해고자가 방송차 위에 올라가 “경찰 철수해라! 나는 이 싸움에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자기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있다. (3면 사진들 참조)
현대중공업 사측과 노동조합 14대 집행부(위원장 최윤석)가 미복직 해고자 9명을 청산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가 19일 정문 앞 천막농성과 김진국 의장 무기한 단식농성 등 “일방적 합의 무효화, 명예회복, 원직복직”을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14대 집행부, 7일 사측과 “해고자 청산” 합의
현대중공업 사측과 14대 집행부는 지난 7일 2002년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해고자 문제 정리를 위한 합의서’를 별도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 노사문제로 발생된 해고자 13명” 가운데 오종쇄·천석복·원대용·진광욱 등 4명은 2003년 1월 1일부로 재입사 조치하고, 김진국·정영빈·천창수·이영현·설남종·구장회·조돈희·이갑용·김대환 등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1~3년치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노동조합과 관계를 명예롭게 청산 조치한다”고 합의하였다.
8일 전격 소집된 조합원 총회, 온갖 유언비어 속에 ‘가결’
14대 집행부는 합의가 나온지 하루만인 8일 전격적으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임단협 잠정합의안과 해고자문제 정리안을 별도 안건으로 투표에 붙였다.
그 결과 입단협 잠정합의안은 찬성 32.6%(반대 66.9%)로 부결되었으나, 해고자 문제 정리안은 찬성 59.0%(반대 40.4%)로 가결되었다.
해고자 문제 정리안이 예상외로 가결된 데 대해 민주파 현장활동가들은 “합의안이 나오자마자 총회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가운데, 특히 현장관리자들을 동원하여 ‘해고자들과 합의된 내용’이라는 등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바람에 조합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충격과 혼란을 수습하며 ‘해고자 원상회복 공동대책위’ 결성
해고자 문제 정리안이 총회에서 가결된 것은 해고자들뿐만 아니라 민주파 현장활동가들에게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든지, 오랜 해고생활 끝에 2년 전에 복직한 어느 활동가는 “내가 무엇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왔나 싶은 생각에 사흘 동안 그저 멍한 느낌뿐이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해고자들과 민주파 현장활동가들은 그저 멍하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현중노조 15년 역사를 매장하는 ‘해고자 청산’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으며 이 난국을 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판단이 해고자들과 민주파 현장활동가들 사이에 공감을 이루게 되었다.
18일 해고자들과 민주파 현장활동가들은 ‘해고자 원상회복과 2002년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특히 해복투는 “일방적 합의 무효화” “해고자 명예회복과 원직복직”을 내걸고 정문앞 천막농성, 의장 무기한 단식농성, 출퇴근 투쟁 등 강력한 실천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휘발유 끼얹으며 농성천막 설치
19일 오후 5시. 조합원 퇴근시간에 맞춰 정문 맞은편 인도에서는 해복투와 민주파 현장활동가들 100여명이 모여 집회를 갖고 농성을 위한 천막설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에 미리 배치되어 있던 200여명의 전경들이 천막 설치를 저지하려고 양쪽에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몸싸움이 진행되다가 전경대오가 천막 바로 앞까지 밀고 들어올 즈음 설남종 해고자가 방송차 위로 뛰어올라가 “경찰 철수해라! 나는 이 싸움에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양동이에 담아온 휘발유를 온몸에 끼얹는 긴급사태가 발생했다.
온 몸에 휘발유를 끼얹은 채 한 손에 라이타를 들고 절규하는 설남종 해고자의 서슬에 놀란 전경들은 일시 주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적막의 긴장이 흐른 뒤 어디론가 바쁘게 연락을 취하던 경찰 지휘자가 경찰병력 철수를 지시하면서 다행히 상황은 더 이상 전개되지 않았다.
경찰병력이 철수하고 난 뒤 천막설치를 마무리한 참석자들은 천막농성장 주변에 둘러앉아 “반드시 이 싸움을 승리하여 현중노조의 정신을 되살리자”며 앞으로의 투쟁의지를 다졌다.
해고자 팔아넘긴 ‘청산 합의’ 규탄하는 성명 줄이어
한편 현대중공업의 ‘해고자 청산’ 합의 소식이 알려진 이후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등 여러 단체·노조·현장조직들이 ‘해고자 청산’ 합의와 이를 합의한 14대 집행부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특히 사회보험노조 해복투는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윤석 집행부를 심판해 다시는 이런 협잡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민주노총은 최윤석을 제명조치하라” “전해투는 즉각 전국 해고동지들을 규합하여 현중 합의안 박살투쟁을 시급히 조직하라!”고 요구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