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구법 저지’ 내년초 총파업 추진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투쟁과 결합 ― 총파업중단 이후 동력회복 안돼
16일 오후 태화강 둔치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최로 열린 ‘경제특구법 국회통과 한나라당 규탄 및 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 결의대회’
지난 14일 경제특구법이 ‘경제자유구역법’이라는 변경된 명칭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민주노총이 지난 5일 8시간만에 총파업을 중단한 이후 가라앉은 투쟁동력을 회복하지 못함에 따라 법안 철폐를 요구하는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하지 못하고 내년 1~2월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투쟁과 결합하여 총파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
내년초 3대악법 저지 양대노총 총파업 투쟁 추진 ― 공투본 구성
민주노총은 또한 18일 한국노총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양대노총이 “즉각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투쟁에도 불구하고 경제특구법에 대한 거부권행사를 하지 않는다면 내년 1-2월 임시국회에서 근기법개악저지, 공무원조합법저지투쟁과 경제특구법 철폐투쟁을 결합하여 양대노총 총파업투쟁을 힘차게 전개할 것”임을 경고했다.
노동기본권·평등권·국가주권 부정하는 위헌적 법률
한편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한 경제자유구역법은 15일 이내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없을 경우 법률로 확정되며, 2003년 7월 1일부터 적용되게 된다.
입법예고 당시부터 수많은 문제제기가 있어온 것처럼 경제자유구역법은 노동·환경·여성·조세·교육·보건 등 다양한 측면에서 헌법을 위배하고 있다고 할 만큼 심각한 독소조항들을 안고 있다.
○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의 노동자들은 월차휴가 폐지, 주휴 무급화로 평균 18% 이상의 실질임금 삭감이 예상된다. 또한 생리휴가도 무급화되므로 여성 노동자들은 20% 이상의 실질임금 삭감이 예상된다.
○ ‘외국인투자기업’의 기준은 “전체 주식의 10% 이상을 외국인이 소유한 기업”과 “외국인 주식지분이 10% 미만일지라도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원자재 또는 제품을 납품하거나 구매하는 계약, 혹은 기술의 제공·도입 또는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은 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하여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는 기존 26개 업종에 추가하여 이른바 ‘전문직종’까지 근로자파견이 합법화된다. 이로 인해 경제자유구역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투자기업에는 장애인과 고령자의 의무고용이 면제된다. 또한 산림법·폐기물관리법·자연환경보전법 등 국내의 환경 관련법이 규정한 환경보호 의무도 대폭 감면된다. 법인세·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 등 대부분의 세금도 감면된다.
○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외국인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외국학교법인을 설립할 수 있고, 여기에는 한국인도 입학할 수 있다. 외국인학교를 빙자한 귀족학교를 양산할 것으로 보이며, 경제자유구역이 확산됨에 따라 공교육 체계 전반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자유구역은 국제공항·국제항만 등 기반시설을 갖춘 지역에 대해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정경제부장관이 지정하게 된다. 현재 정부는 부산·인천·광양 등 3개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국제공항은 8곳, 국제항만은 28곳에 이르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들이 경제자유구역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일단 법률이 시행되면 경제자유구역은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안일한 인식과 대응으로 법 제정 허용 ― 진지한 반성 있어야
그러나 경제자유구역법이 안고 있는 심각성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과 안일한 대응은 결국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법률 제정을 허용하고 마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공무원조합법 저지, 경제특구법 저지 등 3대 악법 저지를 내걸고 돌입한 11·5 총파업을 근로기준법 개악이 연기되었다는 이유로 8시간만에 중단한 것은 그 안일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결국 경제특구법의 심각성에 대한 사전 홍보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했다는 사정과 함께 11·5 총파업 중단으로 인한 투쟁동력 이완으로 민주노총은 14일 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철폐투쟁을 강도 높게 벌이지 못하고 내년초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투쟁과 결합하여 투쟁을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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