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주 노동자 건강권을 생각하며
현미향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노동재해 산업재해상담 : 288 - 3356
현재 한국에는 약 33만 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한국노동자들이 기피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저임금, 살인적인 노동시간·노동강도, 임금체불, 폭행, 성폭행의 위협은 물론 노동3권의 보장을 받지 못한 채 무권리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에서는 지난 10월 29일 ‘외국인 이주노동자 산재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 단체에서 최근 산재피해 이주노동자 5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모아 발표한 것이다.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외국인 이주노동자 가릴 것 없이 건강권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건강권 현실을 되짚어 본 소중한 기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된 외국인 이주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소개한다.
이주노동자 노동재해의 특징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입국 후 1년 안에 산재를 당하는 경우가 절반 정도(49.7%)가 되며 산재노동자 중 입사 후 3개월 안에 산재를 당했다는 경우가 56.5%에 이른다.
산업연수생인 합법체류자가 불법체류자보다 더 빨리 산재를 당하고 한국어를 못할수록 입사 후 산재발생 시기가 빠르다. 또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는 협착 사고(61.6%)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두 번째가 ‘깔림·압착’ 사고이다. 사고의 발생원인은 첫째가 안전장비나 안전장치가 없었던 점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산재보상 실태
산재가 발생하면 59% 정도가 산재보상을 적용받는다. 산재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회사측에서 산재를 거부한 경우이고, 회사와 합의하여 산재를 포기하는 경우도 31%에 이르고 있다.
산재를 당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치료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생활비·치료비나 줄어든 수입으로 인한 고통이 가장 많고, 두번째가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불안함, 세번째가 본국의 가족들의 염려이다.
안전교육을 받고 작업에 투입된 이주노동자들은 전체 응답자의 43% 정도이며 합법체류자의 사전 안전교육은 오히려 불법체류자의 경우보다 낮았다. 위험한 작업 요인에 대한 사전 인지도는 한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중국의 경우 매우 높은 반면, 중동이나 기타지역에서 온 노동자의 경우는 가장 낮았다.
산재를 당했던 이주노동자들의 1일 노동시간은 33% 정도가 1일 12시간 노동을 하였고, 13시간 이상이 9%로 나타났고 1일 18시간 이상 노동하는 노동자도 2명이 있었다. 평균하여 1일 10~12시간 노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노동자 노동재해 예방을 위하여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① 안전장치 설치와 가동을 위해 노동부가 사업장 안전보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② 안전교육과 언어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마저 안돼 산재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③ 위험 작업에 대한 작업중지권을 행사 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되어 있듯이 위험 작업에 대해 작업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이주노동자에 대한 건강검진이 정기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산재보상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① 현재 산재보상에서 보험급여가 생계비로서 불충분하기에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
② 재활사업 확대를 통해 장애 이주노동자에게 자활의 조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③ 현재 사업주 날인으로 인해 이주노동자 산재보상을 방해받고 있는데 재해자 중심으로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
더불어 관련 제도적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① 모든 외국인 이주노동자에게 실질적인 노동법이 적용되도록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② 산업연수제도를 철폐하고 노동허가제나 고용허가제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이는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이나 안전보건조치 등 각종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위해서다.
③ 불법체류노동자들을 전면 사면하고 양성화해야 한다. 많은 불법체류노동자들이 산재를 입어도 출입국관리법상의 체류 자격 문제로 인해 산재 보상 적용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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