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의 상근자 징계철회와 연맹 혁신을 안건으로 28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던 53명의 대의원들과 단위노조 대표자들은 대의원대회 소집요청을 연맹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이날 독자조직인 ‘현장연대’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선교교육관에서 ‘민주적 연맹을 위한 대의원·노조대표·현장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과반수의 대의원들이 연맹의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징계해고 철회와 연맹 혁신 방안 등을 안건으로 하는 대의원대회 개최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연맹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 상황을 수습하고 현장의 개혁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를 구성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날 대회에서 연맹재건을 위한 공식적인 기구인 ‘연맹 개혁과 서비스 노동운동 발전을 위한 <서비스현장연대>를 발족시키고 리베라호텔노조 박동민 위원장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더 이상 연맹의 개선을 요구하기 어렵다”
‘현장연대’가 발족함으로써 이제 대의원대회 등 연맹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서 내부혁신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종료된 셈이다. 어찌되었건 현 연맹 임원진을 배제한 채 연맹수습을 위한 기구가 탄생했다는 것은 독자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다름없다. 특히 의무금을 연맹이 아닌 현장연대로 내기로 결정한 것은 현장연대의 독자기구로서의 위상을 알게하는 대목이다.
이날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결의대회 참가를 위해 모인 대의원들과 노조 대표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연맹 내부의 혼란이 1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것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미 이들은 성명을 내고 상근 간부에 대한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대의원대회를 요청했지만, 연맹은 과반수 이상의 대의원이 발의한 대의원대회 소집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청한 쪽에서는 “연맹 규약 자체를 무시한 비민주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해고된 3명의 상근 간부를 제외하고 경고조치로 끝난 윤여림 법규차장, 정은희 총무부장, 이혜정 사부차장 등 남아있던 상근 간부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연맹에는 임원진을 제외한 상근 간부는 한 명도 남지 않아 현재 연맹이 당장 일상적인 사업도 수행할 수 없는 ‘식물연맹’ 상태라고 보고 있다.
독자적인 조직 구성에 대해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일부 대의원들은 “기본적으로 현 연맹체계를 유지하되, 임원진 총 사퇴를 관철시키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대의원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상근자 징계 철회와 징계번복을 결정한 뒤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다수의 참가자들은 “연맹 단위노조의 적지 않은 수가 비정규직 노조이고 쟁점 현안인 경제특구법, 주5일 근무제 등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고 수많은 장기투쟁 사업장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는 등 연맹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 현장 조합원들이 하루빨리 연맹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 단위노조 대의원은 “지금까지 절차를 밟아서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이 계속 외면되어 무산되고 있는데 계속해서 또다시 연맹의 공식적인 회의구조 속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어차피 ‘시간낭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장연대’ 결성, 그 이후?
'현장연대'는 연맹 사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현장토론을 조직할 계획이며 △연맹 임원진 총 사퇴와 비상대책위를 통한 연맹 정상화 △상근자 징계철회와 상근 간부 사직서 반려 △연맹 혼란수습과 정상화를 위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조속한 시일 내 연맹임원 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연맹은 다음달 2일에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여부 및 안건 등과 관련해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이 회의에서 임시대의원대회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연맹 임원진들은 해고자 징계철회 등은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장연대'는 중앙위원회에 대한 대응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장연대'는 “중앙위에서 대의원대회에 상정을 요청한 해고자 징계철회 안건을 폐기할 경우 노동부에 소집권자 지명을 요청할 계획이고, 절차를 거쳐 대의원대회를 소집, 임원진 사퇴와 해고자징계 무효, 연맹혁신방안 등을 논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대의원수는 전체 연맹 대의원(106명)의 절반인 53명으로 소집을 요청할 수 있는 1/3이 훨씬 넘기 때문에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의한 소집권자 지명을 요청할 조건은 충족했다. 노조법 제18조에서는 "행정관청은 대표자가 회의 소집을 기피하거나 해태하여 조합원 또는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구한 때에는 15일 이내에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요청하고 노동위원회의 의결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회의의 소집권자를 지명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현장연대’ 박동민 의장은 “연맹의 내부문제가 거론된 것은 벌써 1년이 넘었음에도 연맹이 계속해서 이를 외면하고 문제를 회피해 왔던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라며 “그동안 자생적인 ‘연맹강화를 위한 모임’ 등이 만들어져 비공식적으로 연맹 개혁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이제 공식적인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현장연대’를 발족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적 연맹 재건을 표방하며 발족한 ‘현장연대’가 ‘통합연맹(상업-관광)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그동안 내부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던 현장의 요구들을 이 기구를 통해 공식화해서 체계 있게 수행해 낼 것인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현장연대’가 제시하고 있는 활동 방향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김경란 기자 eggs95@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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