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민주노동당 정책부장ㆍ변호사
미군 궤도차량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주한미군 법정이 무죄평결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인이 문제점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우스운 일이다. 재판은 미국법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불공정성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문점은 남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제기한 의문점만도 열가지 정도가 된다. △관제병과 운전병이 제 때 피해자들을 발견하였는지 △그렇지 않다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 △관제병의 정지지시가 운전병에게 전달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통신기기 이상 때문이라면 관제병은 그 유지관리책임이 없는지 △운전병이 규정에 위반하여 외부와 교신하느라 지시를 듣지 못한 것인지 △관제병은 다른 조치를 취해 정지시킬 수 없었는지 △대열 선두 호송차량의 중대장은 왜 아무런 경고조치를 발하지 않았는지 △운전병이 피해자들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무엇인지 △제동거리가 매우 짧은 궤도차량으로 왜 즉시 정지하지 못하고 일렬로 가던 두 여중생들을 모두 밟고 머리끝에서야 정지했는지 △도로 폭보다 넓은 궤도차량을 장갑차와 교행하도록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실행 지시한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이다. 만약 한국의 재판이라면 이 중에 하나만 검사가 입증하였어도 관제병, 운전병 혹은 중대장 중의 한 명은 유죄가 나왔을 것이다.
평결이 과연 무효화될 수 있을까? 원래 사법부는 어느 나라나 자신의 과오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제2차 인혁당 사건이 고문에 의한 ‘사법살인’이었음을 당시 중앙정보부장도 회고록에서 밝혔지만, 마치 ‘당의 무오류성’과 같은 정도의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법부는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국민은 미국백악관의 의사결정에 있어 ‘발가락의 때’만도 못하다.
이번 사건에서 배심원의 구성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은 맞는 말이지만, 하나마나한 소리. 미국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는데 미국 군인들 외에 누가 배심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검사가 공소유지를 성실히 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또한 하나마나한 소리.
우리나라처럼 ‘인권국가’의 경찰이나 검찰은 미국인의 생명·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하지만 미국처럼 ‘나라다운 나라’의 검사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 무엇 때문에 그들이 공소유지를 열심히 하겠는가?
소파는 당연히 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아무리 조약을 평등하게 개정하더라도 한국의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은 마치 미국의 주지사와 주법무부장관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국민의 원초적 분노를 “소수 극렬집단”으로 치부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하는 대통령이 “법질서 위반은 엄단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조약 조문 바꾼다고 무엇이 해결되겠는가.
[ 114호] 12.2 ~ 12.8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