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 달 정도 남았다. 물론 '후보단일화'니 뭐니 옥신각신 하는 꼴이 못마땅한 것이 사실이지만, 웬일인지 '대선'이라 하니 조금은 관심이 간다. 형식적이나마 '3김 시대'도 라디오와 TV 속으로 사라진 것이 사실이고,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8%를 득표하며 자민련을 제친 민주노동당의 약진 등도 이번 대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한편 대통령 선거가 세간을 이끌기 시작할 무렵, 노무현 후보는 행정 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었다. '충청권 득표전략'일 뿐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등의 말이 많았지만,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집중된 정치 경제 문화 자원을 전국으로 분산하는데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자 이회창 후보도 일부 행정기능을 이전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이렇게 '공간'과 관련한 문제가 유력한 정책의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사실은 공간의 문제가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요인도 많았겠지만) 공교롭게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청계천 복원'을 강력하게 주장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렇게 '공간'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공간이 워낙에 "민초들의 삶에 직접적인 문제"이고, 따라서 매우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공간'과 '환경'의 문제는, 얼마나 높게 건물을 짓고 얼마나 빨리 아스팔트를 까는 지가 주된 관심사였던 한국의 '개발 역사'에서는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공간'과 '환경'의 문제가 최근 사회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정확히 말하자면, 정치권이 '이제서야'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겠다).
2002 월드컵, 광화문 사거리에서 일어난 폭발적인 거리 응원은 공간의 중요성을 '충격적으로' 일깨워 주었다. 즉 고립되고 폐쇄적이라 낙인찍혔던 젊은 세대가 사실은 오프라인에서의 즐거운 축제를 갈망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러한 대중의 욕망을 수용할 '광장(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는 세계 어느 도시에나 있는 중앙광장이 없다는 단순비교를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개가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광장(공간)의 부재는 다시 한 번 고립, 분산, 경쟁의 사회분위기를 강화하게 된다.
하천을 복원하고 녹지를 늘리는 것, 자동차가 접근할 수 없는 넓은 광장을 만드는 것이 '배부른 소리'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이자 또한 '전략의 문제'이다. 끊임없이 대중들을 분할하고, 파편화시키는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공간의 전략'이다.
최준영 (문화연대 정책실, ptrevo@jinbo.net)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