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정기 대의원대회 무엇을 남겼는가?
지난 10월 31일 금속노조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렸다. 정기대의원대회는 금속노조의 지난 1년사업을 평가하고 2003년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 1박2일로 사전에 공지하고 대의원대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회의도중 의장이 오늘 끝낼것인지 아니면 늦게까지 토론하지 말고 내일까지 할것인지에 대한 의사진행 발언을 하면서 대의원대회가 예전과 마찬가지로 당일 토론을 예고 하였다. 실제 대의원대회가 그렇게 진행되었다. 1년의 사업을 평가하고 2003년 사업계획을 세우기위해서는 1박2일도 모자랄판인데 하루만에 강행되면서 시간에 밀려 토론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넘어 가게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대는 지난 대대에서와 같은 치열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지난 02년 투쟁을 통해 금속노조가 쟁취한 성과를 축으로 하면서 한계와 오류를 지적하고 03년 투쟁을 준비하여야 하는데 그런 치열함보다는 사뭇 가라 앉은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대대를 시작하기전 연맹수석부위원장의 노동악법 총파업 계획에대한 설명도 있었지만, 대의원대회는 차분한 분위기로 시종 일관되었다.
2002년 금속노조의 핵심사업 내용은 기본협약과 집단교섭을 중심으로 한 임단투였다. 그러나 2002년 금속노조의 임금, 기본협약, 7대요구안에 대한 대대평가서는 대대이전에 진행되었던 본조상집, 지부임원수련회와 분과토론회에서 제기되었던 내용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집단교섭과 기본협약 투쟁을 하면서 나타났던 지부와 지회단위의 목표가 불분명한 점, 간부들의 피로도가 쌓여서 이후 투쟁과 사업을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의 고민을 담아 내지 못하였다. 대대에 제출된 사업평가는 문제점은 두리 뭉실하게 표현하고 기본협약 투쟁을 성과적으로 서술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상반기 전체를 관통한 기본협약에 대한 문제점은 여기에 있지 않다. 기본협약의 핵심 문제는 현재 금속노조의 조건속에서 기본협약으로 산별교섭의 틀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임단투지침에는 기본협약은 산별협약으로 나아가는 중간단계임을 분명히 서술하였음에도 평가에서는 기본협약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있다. 임단투 이후 기본협약에 대한 추진을 보더라도 기본협약에 대한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2002년 임단투는 자본의 사용자단체구성과 현장에서 구조조정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단위 사업장의 문제와 교환한 꼴이 되고 말았다.
현장에서 절실히 투쟁해야하는 과제인 7대 요구안이 기본협약에 가려 사장되어 버렸다. 대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투쟁사업장의 문제는 일관되게 구조조정 투쟁이 중심이다. 그러나 올 금속노조의 임단투는 7대요구안이 사장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하였다.
이번 대대에는 규약 개정안이 처리되었다. 집행부가 제출한 규약 개정안과 대의원들이 제출한 규약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되었다. 지난 대대에서는 규약개정안 처리를 집행부안과 대의원발의안을 논란끝에 분리 투표했었는데 이번에는 2/3 축조심의하고 일괄투표하자는 안을 의장이 제출하였다. 논란끝에 과반수 축조심의, 분리 투표로 처리하였다. 금속노조는 매번 희한한 관행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 스스로 만든 절차를 다음에 스스로 번복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정도에 입각한 회의진행과 운영으로 바로 잡혀야 할 것이다. 회계감사 선출 문제도 겸직금지조항 때문에 회계감사 선출이 어렵다는 집행부 의견으로 지회단위 겸직금지를 푸는 것으로 결정하고, 차기 대대에서 회계감사를 선출하는 것으로 이월 되었다.
대의원대회는 1년의 사업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1년의 사업을 준비하고 결의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이번 대대는 1년의 사업평가속에서 금속노조는 타연맹 보다 대단한 투쟁을 했다는 자족적인 평가에 머물렀다. 이러한 관성적인 평가로는 조합원대중의 어려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03년 투쟁은 02년보다 더욱 어려운 조건에서 투쟁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럴수록 자기 만족적인 평가보다는 2년차 사업을 냉정히 반성하고 3년차 사업을 알차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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