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섬집아기 노래비' 건립 강행 결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민예총,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가 성명을 내고 제주시에 사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본지 제691호 참조).
지난해 7월, 작곡가의 아들이 '풍광 좋은 제주도에서도 섬이 바라보이는 장소에 노래비 건립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라는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 이번 사업은 그 동안 제주의 문화예술단체와 도민들의 계속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내년 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발표를 함에 따라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예총은 ''섬집아기' 노래비 건립이 철회되어야 하는 여섯 가지 이유'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섬집아기' 노래가 제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제주도민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의 밟지 않았다 △저작권 이양과 같은 경제적 보상을 취하는 대신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혼란을 감수하는 문화시책의 선례로 남을 것 △'섬집아기'의 작곡자인 이홍렬 씨의 친일행적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반대여론이 형성 △'삼다도 소식', '감수광', '살짜기 옵서예', '해녀노래' 등 '섬집아기' 노래비 건립에 대한 대안이 존재한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노래비 건립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명서는 제주를 기념할 만한 사업을 벌이려면 제주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제주를 상징하며, 제주만의 독특한 언어문화와 감수성을 보여주는' 가장 '제주도적인 것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화연대도 성명을 통해 ▲'섬집아기'가 도민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제주도와 아무런 연관을 갖지 않는다는 점 ▲항일운동이 벌어졌던 곳에 친일파의 노래비가 세워질 수 없다는 점 ▲타 노래비에 비해 예산이 과도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노래비 건립사업이 철회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특히, 도민들의 의견을 도외시한 제주도의 일방행정은 공공성을 잃은 것이며, 결국 노래비가 건립되더라도 도민들의 외면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문화의 세기라 불리우는 21세기의 들머리에 있다. 제주도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문화적 바탕을 상실한 행정으로, 도민들에게 외면 받는 사업으로 열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주도는 노래비 건립과 관련해 진정으로 제주에 걸맞는 사업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공공의 이익을 염두에 두는 것인지, 무엇이 좀 더 문화적인 방식인지 꼼꼼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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