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민중의 정치적 분출, 가식과 기만을 뚫는 진보정치와 대중운동으로!
12월 19일 선거일을 2주 정도 남겨둔 대통령 선거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우리 사회가 과거와 달리 밑바닥부터 상당한 변화의 흐름으로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도입된 87년 이후 92년과 97년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는 87년 6월 항쟁이 만들어 낸 사회정치적 구도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민중항쟁에 직면한 군사정권이 3김으로 대표되는 문민보수세력과 타협하여 정권을 나눠 가짐으로써 아래로부터의 민중혁명을 봉쇄하는 큰 구도 아래 왜곡된 지역주의 경쟁을 펼쳐나간 이른바 3김 정치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는 80년대 중후반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지난 10여년 이상 잠재워져 있던 민중의 정치적 분출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있음을 여러 측면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은 이른바 3김 정치의 완전한 몰락이다. 자연인으로서의 3김의 정치적 영향력이 몰락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 분명한 내용으로 정리되진 못하고 있지만 민중의 정치적 희망을 압살했던 3김 시대의 정치에 온갖 환멸이 쏟아 부어지고 있다.
노무현 후보가 이른바 국민경선을 거쳐 집권여당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중도하차의 위기를 넘어 당선을 다투는 가장 유력한 후보에 이르러 있는 상황전개도 하나의 중요한 상징이다.
보수정치권 내에서 3김 정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저항해 왔다는 점이 노무현 후보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며, 지금의 정치적 지위 역시 자발적인 정치적 지지와 후원으로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극우보수를 대표하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마저 여중생 살인미군 무죄평결로 들끓는 민중의 분노에 굴복하여 느닷없이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SOFA 개정을 위한 네티즌 30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서는 상황전개 역시 상징적이지 않을 수 없다.
‘평등한 세상, 자주적인 나라’를 모토로 일하는 사람들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세 번째 유력주자로서 현실정치의 주목을 받고, 여기에 ‘돈세상을 뒤엎어라’며 사회주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사회당 김영규 후보가 “가장 억압받는 자와 가장 먼저 연대한다”면서 분투하는 모습 또한 중요한 상징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민중의 정치적 분출을 여러 가지 모습으로 상징하고 있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우리 사회의 변화 발전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가 민중의 정치적 분출을 왜곡하고 억압하고 있는 측면 또한 정확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요동치는 민중의 목소리에 놀라 허둥대는 이회창 후보의 ‘변신’은 너무나 가식적일 뿐이다.
노무현 후보는 자신의 당선이야말로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장밋빛 환상을 늘어놓고 있지만, 정작 그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파탄에 이르게 한 집권 민주당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노무현 정권의 본질이 현 정권과 다름없이 민중기만일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 민중이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두 진보정당 후보들의 외침은 꿈틀거리는 민중의 정치의식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보수정치에 경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단히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민중의 정치적 분출을 선거를 넘어 자주적이고 집단적인 대중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더 주목하고 노력할 때 진보정치의 진정한 생명력은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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